아주 오래전 권투선수 홍수환은 파나마 출신 카라스키야와의 WBA 타이틀 매치에서 무려 2라운드에 4번이나 다운을 당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상대를 향해 계속 주먹을 날렸고 3라운드에 상대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한다. 새로운 챔피언의 탄생이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홍수환의 4전 5기 신화이다.
이전에 글에도 썼듯이 난 ‘브런치 작가’ 타이틀에 도전하였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아래 링크는 그 지원서 중 하나이다. 이렇게 쓰면 나와 같이 탈락의 쓴 맛을 보게 될 터이니 나의 지원서를 반면교사 삼아 보완하여 지원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https://ready-fire-aim.tistory.com/105
브런치에서 나를 거부했지만 글 쓰는 것을 그만 둘 이유는 없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나의 글을 올릴 수는 없다는 것뿐이므로 나는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했다. 그리하여 당시 나는 운이 좋게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었고 (이때만 해도 티스토리 블로그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이 있어야 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200편 정도의 글을 썼다. 학창 시절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못해 글쓰기를 할 때마다 주눅이 들어있었고 글씨체가 지렁이 기어가는 것 같다는 비아냥과 놀림에도 자주 시달리다 보니 글쓰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나였다. (요즘은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알아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교정해 준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그런 내가 200편의 긴 글을 쓰다니 감히 장족의 발전이라 할만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 불빛 없는 어두컴컴한 밤길을 걷는 것처럼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의심과 고민 속에서도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에 가닿을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그것이 설사 처음에 예상했던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오랫동안 지속하였다는 사실은 어떤 일을 마주 하더라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나 이래 봬도 200편이 글을 쓴 사람이야! 임마!'하고
You just don’t know where to start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There is no specific starting line in your life.
인생에 있어서 정해진 시작 지점 같은 건 없어요.
Start where you are,
당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고
Use what you have,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사용하세요.
Do what you can.
당신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세요.
정확히 몇 번 인지는 모르지만 브런치 작가 신청에 3번 이상 떨어진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얼마 전에 합격했다. 아래는 합격을 부른 지원서이다. 지원서와 더불어 몇 편을 글을 첨부하였고 현재 운영 중인 블로그 주소도 링크를 걸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브런치에서는 작가를 심사할 때 정확히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오랫동안 글을 쓰겠구나'하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활동 계획을 가능하다면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작가님이 궁금해요.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시험을 칠 때면 시험지 위에 소나기가 내렸다. 단어의 받침 틀리는 것은 예사였고 간혹 어이없는 한글 맞춤법과 글씨체로 인해 친구들에게는 놀림을 받았고 어른들은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나를 봐라 보았다. 글을 쓰지 않는 것이 놀림을 받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나의 삶에서 글쓰기는 멀어져 갔다.
하지만 서른이 넘도록 살아보니 삶에서 많은 부분이 글쓰기더라. 직장을 구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도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짧은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본질은 글쓰기였다. 하물며 연애편지를 쓰는 것도. 그래서 곰이 인간이 되기 위해 10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었듯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점점 히틀러도 침략할 수 없는 나만의 느낌 데이터 베이스가 구축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글을 쓰면서 누구에게도 말 못 하는 은밀한 것을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며 외치는 것과 비슷한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은 티스토리 블로거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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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 나온 거 후회하지 않느냐'는 너에게
2. 돌다리는 건너야 제맛이지!
3. 너 요즘 많이 힘들었구나
4.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5. 나는 지방대 졸업생이다
지식의 습득을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기분 전환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돈이 필요해서 회사를 다니지만 이 모든 것이 저에게 있어 글쓰기의 소재가 됩니다. '어떻게 쓸까' 보다는 '어쨌든 쓴다'는 motto로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이러다 보면 '시간이 쌓여 뭔가가 되어있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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