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화실

그림은 거울과 같다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10.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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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고 나서 사물과 그림을 번갈아 보다 보니 나의 내면이 보이는 듯하다. 


평소 여자 친구로부터 성격이 급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한다. 대화 중에 정제되지 않은 단어들이 두서없이 따발총처럼 입 밖으로 흘러나올  여자 친구는 피식 웃고는 급하게 얘기하지 말고 천천히 쉬어가면서 얘기하라고 한다. 재미있는  그림에도 나의 성격 급함과 대충대충 하는 습관이 펜을 통해 그어진 선에 그대로 묻어난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내가 그린 그림이  나, 나의 얼굴과 마찬가지  샘이다. 


또 하나 느낀 점은 나의 관찰력이 형편없다는 점이다. 사물을 의식하여 (watch) 바라보고 그리지만 결과물은 그저 보여서 보는 것 (see)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 말은 보고 있어도 제대로 보는 것이 아닌 것이 된다. 사물의 포인트와 디테일을 캐치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다. 사물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충 흘겨보고 스케치북에 옮겨놓은 결과는 실제와 사뭇 다르다. 어느 부분에서는 과연 따라 보고 그린 그림이 맞는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사물을 제대로 바라보고 포인트를 잡아가는 일, 펜이 가는 대로 그리지 말고 관성에 저항하며  것을 급하지 않게 옮겨 내는 일이 나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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