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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따거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21.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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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가는 것의 씁쓸함에 대하여)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어릴 때는 어른들이 식사 후 계산을 마치고 한 손에는 믹스 커피와 다른 한 손으로는 이쑤시개를 챙겨 무는 것이 그렇게도 보기 싫었다. 거리낌 없이 이쑤시개로 요리조리 펜싱 하듯 이빨에 낀 음식들을 빼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다고 한들 반감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도 이제 중년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특히나 된장찌개에 몸을 담그고 있는 팽이버섯은 예외 없다. 음식을 먹고 나서 일행들 앞에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친하다고 생각되면 사용하기도 한다) 끼인 음식물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간지럼을 참는 것처럼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럴 때 화장실이나 혼자 있는 공간에서 치실을 사용하지만 왠지 그런 나 자신이 서글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언젠가 여자 친구가 나도 모르게? 식사 후 물로 가글을 하며 입안을 적시는 나를 째려본 적이 있다. 이제는 무의식적으로 물로 입안을 헹구는 아저씨가 된 것이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젊었을 때 젊음을 모르듯 나이 들지 않고서야 나이 듦에 대해서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나이 드는 것은 여러모로 버거운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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