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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4

코로나와 방콕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발이 묶여 나다니기가 꺼려지는 요즘 학생들은 휴교령이 떨어져 집에 머물지만 직장인들은 회사에 나가야 한다. 재택근무니 순환 근무하는 것도 규모가 큰 회사 얘기다. 메이저 고객사의 부장은 전화를 걸어 "고생이 많지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고는 지금까지 코로나 19로 지연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를 파악해서 매일 보고를 올리라고 지시했다. 회사에서도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되는 것을 보고 쫄아서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갑자기 데스크탑 컴퓨터를 노트북으로 바꿔버렸다. 평소에는 1도 생각지 않던 재택근무를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자 염두에 둔 것이다. 사장은 만약 국내외 여행을 가서 감염이 되어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회사가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면서 능글.. 2020. 3. 22.
Good bye, Bangkok. 방콕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밝았다. 떠나오길 정말 잘했다 싶으면서도 돌아가는 당일의 기분은 한국에서의 일요일 저녁 개그콘서트를 볼 때와 다름이 없다. 이럴 땐 어떻게 토라진 마음을 다 잡으려 해보아도 마음속 먹구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축제가 끝나고 맞은 월요일. 동네 골목길을 막고 바가지로 물을 뿌려대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고 넘쳐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카오산 로드는 하룻밤 사이에 너무 조용한 모습을 하고 있어 과연 여기가 카오산 로드가 맞는지 표지판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오늘은 사방에서 물을 뿌려되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물 대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지난 날 보다 몇 배는 더 덥게 느껴진다. 천천히 카오산로드를 한 바퀴, 두 바퀴 돌았다. 큰 행사를 치른 뒤라 그런지 절반 가량은 문을.. 2018. 5. 29.
물총이 가져다준 '행복' 이때까지 지나가는 낯선 사람에게 물을 대놓고 뿌려 본 적이 없던 우리로서는 '물을 뿌려도 될까', '인상이 더러워 보이는데', '물을 맞은 사람이 기분이 안 좋으면 어쩌지'등의 걱정이 앞섰다. 그리고 한국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내가 이렇게 신나도 되나' 뜬금없는 불안과 한국에 미쳐 내려놓고 오지 못한 걱정들 까지 간헐적으로 괴롭히기도 했지만 '축제는 짧고 인생에서 다시 이 축제를 즐길 수 있을까', '그래, 지금 아니면 다시는 없는 거야', 'now or never' '모든 것을 다 잊고 지금을 즐기자, 다시 오지 않을 지금은 말이야' 하고 여러 번 속으로 되뇌었다. 처음만 어렵더라. 몸은 이미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있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는 여기저기 바삐 물을 뿌려되서 물을 보충한.. 2018. 5. 16.
우리가 '방콕'을 선택한 이유 한때 짧게나마 가는 여행이었지만 여권에 도장 찍는 재미가 쏠쏠했던 적이 있었다. 일본, 대만, 괌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저가 항공사가 취항하는 여러 도시로 부지런히 다녀었다. 물론 그것도 한때였지만. '여권에 입출국 도장을 찍었던 게 언제였던가'를 생각하며 이제껏 해보지 못한 어떤 새로운 것을 갈망했던 거 같다. 어디로든 휙 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퇴사를 할까 말까'와 비슷한 정도의 빈도로 자주 들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어딘가 새로운 곳에 실제로 발을 디디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언젠가 세계 여행을 떠난 부부의 블로그에서 방콕 자전거 여행기를 본 적이 있었다. 맛있고 값싼 음식,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이국적인 사원 그리고 좋은 사람들까지 그중에서도 태국의 설날에 .. 2018. 5.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