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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우리가 '방콕'을 선택한 이유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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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짧게나마 가는 여행이었지만 여권에 도장 찍는 재미가 쏠쏠했던 적이 있었다. 일본, 대만, 괌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저가 항공사가 취항하는 여러 도시로 부지런히 다녀었다. 물론 그것도 한때였지만.


'여권에 입출국 도장을 찍었던 게 언제였던가'를 생각하며 이제껏 해보지 못한 어떤 새로운 것을 갈망했던 거 같다. 어디로든 휙 하고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퇴사를 할까 말까'와 비슷한 정도의 빈도로 자주 들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어딘가 새로운 곳에 실제로 발을 디디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언젠가 세계 여행을 떠난 부부의 블로그에서 방콕 자전거 여행기를 본 적이 있었다. 맛있고 값싼 음식, 자연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이국적인 사원 그리고 좋은 사람들까지 그중에서도 태국의 설날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물총이나 버킷을 이용하여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송끄란 축제가 무의식적으로 나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었던 거 같다. 유럽 어딘가에서 하는 토마토 던지기 축제에 참가하는 것보다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훨씬 현실성 있었고 유명 관광지와 여러 맛집을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남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였다.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떠난 부부의 블로그 

http://www.vagabonderatom.com/


**송끄란(Songkran)은 태국의 설날로 온 가족이 모여 새해가 시작되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집안 대청소 및 불상에 묵은 먼지를 제거하고 집안 어른이 정화의 의미로 가족의 구성원들의 손에 물을 부어주기도 한다. 4월 13일부터 4월 15일까지 태국 주요 도시에서 열리며 가장 더운 시기에 행해지기 때문에 무더위를 식히는 의미에서 서로의 손과 어깨에 물을 부어주는 것이 젊은 층 사이에서 발전해 물싸움에 가까운 축제의 장의 되었다고 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송끄란


밖으로 나가는 길에 이번 역시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다.

Where is the best place to enjoy Songkran?

'Potpong' and 'Khaosan road'.


구글맵으로 확인해보니, 두 곳 모두 묵고 있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오산로드는 배낭 여행객의 성지이자 여행책에 자주 언급되는 바로 그곳 아닌가. 우선 우리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지도상으로 더 가까운 Potpong으로 먼저 향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체. 축제장 입구에는 자동적으로 어깨를 들썩들썩하게 하는 신나는 음악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고 물총을 파는 매대와 축제를 즐기는 인파로 만원이었다. 


열심히 물총과 방수 핸드폰 케이스 가격을 흥정하고 있는 사람들, 물에 흠뻑 젖어 흥분한 사람들까지. 우리도 덩달아 손 끝, 발 끝에서 찌릿찌릿한 흥분이 일기 시작한다. 그때 나의 등으로 아주 차가운 얼음물이 뿜어짐을 느꼈다. “악!” 화들짝 놀라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치고 말았다. 뒤로 돌아보니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한 물총 판매원이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다시 입구 쪽으로 걸음을 재촉하는데 또다시 한 무리로 부터 차가운 얼음물 세례를 받고 말았다.

'드디어 축제가 시작되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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