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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28

코로나와 방콕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발이 묶여 나다니기가 꺼려지는 요즘 학생들은 휴교령이 떨어져 집에 머물지만 직장인들은 회사에 나가야 한다. 재택근무니 순환 근무하는 것도 규모가 큰 회사 얘기다. 메이저 고객사의 부장은 전화를 걸어 "고생이 많지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고는 지금까지 코로나 19로 지연되고 있는 모든 프로젝트를 파악해서 매일 보고를 올리라고 지시했다. 회사에서도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악화되는 것을 보고 쫄아서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갑자기 데스크탑 컴퓨터를 노트북으로 바꿔버렸다. 평소에는 1도 생각지 않던 재택근무를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자 염두에 둔 것이다. 사장은 만약 국내외 여행을 가서 감염이 되어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회사가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면서 능글.. 2020. 3. 22.
생에 첫 대게 (7번 국도 여행) 올해는 사정이 생겨 해외로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 아쉬움을 접고 국내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던 중 동해 바다와 닿아있는 7번 국도를 따라 강릉 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가보겠냐는 생각에서였다. 최종 목적지도 없이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중간중간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풍경을 보며 무리하지 않고 쉬어가는 것이 우리가 정한 유일한 기준이었기에 첫째 날 숙소만 정한 채 우리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비행기표를 끊고 숙소를 예약하면 알아서 시작된다. 울산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처음 만난 곳이 영덕이었다. 그렇다 대게의 고장이다. 나는 안타깝게도 이때까지 대게를 먹어보지 못했다. 물론 뷔페에 가면 볼 수 있는 킹크랩 살 점이 들어간 샐러.. 2019. 12. 17.
만병통치맥 (부맥제를 다녀와서) 여름 하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맥주 아닌가. 땀 흘리고 샤워 후에 꿀떡꿀떡 마시는 한 잔의 맥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와인을 신의 눈물이라고 칭한 들 여름철 맥주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맥주를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나의 몸은 맥주와 궁합이 그다지 좋지 않은 모양이다. 맥주를 마신 다음 날이면 설사를 하기 때문이다. 소주나 양주, 와인을 마신 다음 날은 설사를 하지는 않는데 (설사를 하지는 않지만 과음하면 개로 변신한다 월! 월!) 유독 맥주를 마시면 다음 날 아침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게 된다. 때로는 출근길 운전 중에 신호가 와서 식은땀을 흘리며 혼자 괴로워했던 적도 몇 번 있다. 진정한 '맥덕'이라면 메시가 수비수를 가볍게 따돌리듯 이런 핸디캡들을 가뿐히 제치고.. 2019. 6. 26.
블루보틀 인 교토 '인싸'라면 블루보틀 커피를 한 손에 들고 또는 매장을 배경으로 하여 사진 한 장 정도는 박아줘야 하는 것 아닌가. 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도 인스타그램 쫌 한다는 사람들은 다들 블루보틀의 파란 병 로고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올렸다. 어떤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커피맛? 세련된 인테리어? 사람을 끌어 모으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궁금했다. 일본 교토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구경하다가 많이 걸은 탓인지 다리가 저려왔다. 카페에서 다음 목적지도 정할 겸 쉬어 가자 싶어 인터넷 검색 중 멀지 않은 곳에 블루보틀 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직 한국에는 매장도 없는 상황이니 물이 들어올 때 나는 노를 저어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라도 꼭 알아야겠다.. 2019. 5. 4.
책이 이어준 여행 (츠타야 방문기) 근래 핫하다고 소문난 곳, 인스타그램이나 sns에서 관련 사진이 올라오고 자주 언급되는 몇몇 곳들을 들를 기회가 있었다. 그 첫 번째가 츠타야 서점(Tsutaya books)이다. 츠타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블로그에서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책 리뷰를 읽으면서 였다.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 잊고 지냈는데 인스타그램에서도 책과 장소에 대한 사진과 글이 자주 노출되는 것을 보고 '이건 신의 계시야! 꼭 읽어야겠구나' 생각하며 사서 읽었게 되었다. (물론 사용자의 성향을 파악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이게 하는 인스타의 자동 노출 알고리즘 탓이겠지만...) 어찌 됐든 책을 읽은 지 한참 지나고 나서야 드디어 츠타야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 도착 후 도심으로 들어가는 열차를 .. 2019.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