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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28

철 지난 여행기 - 일본 후지산 (2) 아침 일찍 신주쿠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후지산 5 합목으로 향했다. 좌측을 달리는 차들은 여전히 어색했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는 여기가 고속도로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게 했다. 등산로 입구 5 합목에는 (5th station) 벌써부터 중국인 단체 관관객들로 시끄럽다. (참고로 중국인들을 비하하거나 무시한다는 뜻이 아니다. 나의 전공은 중국어이다. 중국어에는 성조라는 게 있어 제대로 된 뜻 전달을 위해서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목표했던 정상을 찍고 해가 지기 전에 내려오려면 쉬지 않고 올라가야 한다. 혹시나 버스를 놓쳐 도쿄로 돌아가지 못하면 끝장이니까. 후지산은 이제까지 다녀왔던 산과는 많이 달랐다. 높이 올라갈수록 나무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화산산인 만큼 바닥은 온통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2018. 2. 17.
철 지난 여행기 - 일본 후지산 (1) 재작년 여름엔 3박 4일 일정으로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었다. 일본에서 제일 높은 후지산을 오르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 전 조사해 본 결과 일반인들은 여름철 한시적(7월~9월 초)으로 입산 가능하며 겨울철의 경우 안전 관계로 허가를 받은 전문가들만 입산이 허용된다. 나는 산을 좋아하지만 특히나 겨울철 눈으로 뒤 덮인 산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 자체로 충분히 경이롭다. 그래서 매년 겨울이 되면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찾는다. http://www.fujisan-climb.jp/en/index.html (후지산 공식 웹사이트, 언어 한국어 선택 가능) 사실 이 번 여행에서 또렷한 계획은 없었다. 등산 장비를 챙겨 비행기에 올랐지만 실질적으로 '후지산을 오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은 몇 분 단위로 생겼다.. 2018. 2. 14.
떠난다는 것은 (지난 여름의 끝자락, 제주도에서) 여행은 떠나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고 가는 무언가 때문에 마음 한편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제주도로 늦은 휴가를 떠나왔다. 평일이지만 유명 음식점은 관광객으로 붐볐고 차창 밖에서 구수하고 추억을 담은 시골냄새가 석양에 뒤섞여 흘러 들어와 코를 즐겁게 했다. 도로 곳곳에 제주도 특산품인 귤과 한라봉 파는 간이 건물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과연 제주도 흑돼지 수가 관광객의 수요를 따라갈 수는 있을는지 진지하게 고민이 들만큼 많은 흑돼지 구이 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여행은 즐겁고 행복에 한 발 다가갈 수 있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익숙하던 생활 패턴이나 장소를 벗어나 낯선 곳을 거닐며 입이 절로 벌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거나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지역 특산품이나 각종 맛있.. 2018.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