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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4

엉덩이로 쓰세요. 어느덧 고지가 눈 앞이다. 사실 이렇다 할 매직은 없었다. (여전히 나의 글은 만족스럽지 못하고 보기에 거북할 때도 적지 않다.) 다만 이 힘들고 지난한 길을 함께 가는 이들이 있어 든든하고 그들의 댓글 하나하나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낀다. '내 글이 관심을 받고 있구나 하고'. 역시 함께 가는 길은 빠르지는 않더라도 먼 길을 갈 수 있다. 마감 시간은 다가오는데 글감조차 못 찾아 헤매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애꿎은 손톱만 물어 뜯겨 나간다. 전문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읽고 모방도 해보고 그럴싸하게 포장도 해보았지만 결코 그들의 글처럼 맛깔나고 짜임새 있게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지어 뜯으며 고쳐 적기를 여러 번 결국은 말하고자 하는 바도 명확하지 않은 글만 남았고 절망감에 사로 잡힌다. 남들이 나.. 2018. 3. 13.
서민적이다. 저의 사부님께서 글쓰기 스승으로 모시는 분 중 한 분이 서민 교수님입니다. 저의 경우엔 한 해 전 'Grand master class'라는 강연에서 연사로 나오셔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강연장의 분위기로 보아 다른 많은 분들은 기생충 학자이자 여러 책을 집필하신 서민 교수님의 존재를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강연 도중 외모를 이용한 자학개그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시기도 하셨는데 개인적으로는 못생겼다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로 보였습니다. 강연 이후에도 교수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서민적 글쓰기'라는 책과 블로그에 포스팅된 글, 연재 중인 칼럼을 틈틈이 찾아 읽었습니다. 제 나름의 판단으로 교수님의 블로그의 글들을 분석해 본 결과 눈에 띄는 특징이 있고 앞으로 글을 쓰는 데 있.. 2018. 3. 6.
인공지능과 글쓰기 어렸을 때부터 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책상에 앉아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낙서를 하거나 딴짓을 해댔으며 그 시절에는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땀 흘리며 뛰어노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여겼던 거 같다. 책을 읽지 않으니 받아쓰기 시험에서는 매번 많은 비가 내렸으며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시험지를 몰래 버리던지 가방 한 구석에 처박아 두기 일쑤였다. 때때로 부모님의 불심검문에 걸려 가방을 내줄 때면 아무렇게나 처박혀 있던 꾸깃꾸깃한 시험지는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되었으며 동시에 나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맞벌이로 바쁘신 어머니는 시험지를 보신 후 한 살 위의 형과는 다른 나를 보며 가슴 아파하였으리라.) 누가 봐도 지렁이 기어가는 글씨체에 맞춤법은 제 마음대로라 항상 지적의 대상이었고 동년배 친구들에.. 2018. 1. 17.
책벌레 PD님 (칼럼을 읽고) 글쓰기에는 고수와 하수의 구분이 없는 모양입니다. 글감을 찾고 글의 방향을 정하고 여러 번의 퇴고를 거쳐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누구에게나 지난하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서와 글쓰기의 고수인 김민식 피디님은 독서 칼럼 연재를 시작한 후 글감이 바닥나는 속도는 이루 말할 수 없고 명절에도 계속되는 기고 요청에 두 손 두발을 다 들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10여 권 정도 미리 읽어둔 책과 리뷰 글감이 있었기에 연재를 시작했는데요. 10여 편이 넘던 초고가 사라지는 건 파업 중인 노동자 통장 잔고 바닥나듯 금방이더군요. 역대 최장이라는 추석 연휴 기간이 희망이었어요. ‘2주간 쉬면서 집중적으로 책을 읽어야겠구나!’ 그런데 연휴 기간에도 계속 기고를 해달라는 요청에 기겁했어요. ‘아! 온라인 매체.. 2018.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