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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28

다시 찾은 괌 2015년에 한 친구 커플과 함께 괌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세기의 대결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가 있던 날이기도 했는데 포켓 와이파이가 없어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하고 쇼핑몰 직원에게 경기의 결과를 물었보았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 경기에서 파퀴아오는 패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두 번째 괌 여행이다. 오래전 외삼촌이 신혼여행을 괌으로 가면서 처음으로 괌의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무래도 저가 항공사의 취향 노선이기도 하고 얼리버드 저가 항공권 공세로 많은 사람들의 여행지가 된 것 같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하늘에 손 뻗으면 닿을 듯한 솜사탕 같은 구름, 하얀 피부를 홍당무처럼 붉게 만들어버릴 강한 햇볕과 파란과 하늘색 중간 어딘가에 위치해 있을 투명하고 푸른색 바다까지 눈 앞.. 2018. 9. 11.
Go Surfing! Enjoy Surfing! 무언가 타는 것을 좋아한다. 스키를 처음 타러 갔을 때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유~~ 후~~!"하고 소리쳤던 기억이 있다. 짐작컨대 바람을 가르며 속도감 있게 내려오는 것에 매료된 것 같다. 넘어지면서 여러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너무 재밌었던 나머지 엉덩이가 새파랗게 멍든지도 모른 채로 스키를 탓더랬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져 스키 강습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이처럼 재미있는 일은 주변에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나아지기 위해 우물을 파게 되어있다. 얼마 전 늦은 오후 세상의 모든 것을 태워 버리고 말겠다는 태양을 피해 근처 바닷가로 해수욕을 즐기러 갔는데 일반 해수욕은 오후 6시 이후에는 불가했다. 해가 지려면 두 시간은 족히 남았는데 6시가 되자.. 2018. 8. 21.
우리에겐 내일은 없다. 바야흐로 여름이다. 컴퓨터 바탕화면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멋진 휴양지의 바다 풍경을 미친 듯이 방출해되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콤비네이션 펀치에 넉다운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우리의 그것과는 달리 너무 맑아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 주는 하늘과 몸과 마음에 찌든 때도 말끔히 씻겨 줄 새파란 바다까지, 회색도시에서 이 망할 놈의 무더위를 상대하고 있는 지금의 나와는 대조되는 장면 들이다. 방구석에 처박혀 입고 있는 티셔츠로 얼굴과 목의 땀을 닦으며 선풍기로 연명하고 있는 나는 낚시꾼에 의해 건져 올려져 땅바닥 여기저기를 뒹굴며 몸부림치다가 지쳐 아가미만 벌렁이고 있는 물고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여름을 보내면 후회할 거야',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재밌는 것에 도.. 2018. 7. 30.
날아 올라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버렸다. 이 정도 추세라면 ‘눈 깜빡하니 백발의 노인이 되어있었다.' 라는 문장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이 두려울 정도이니 말이다. 'Years pass in the blink of an eye.'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루틴의 반복이라면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우리 뇌는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인식하게 되고 반대로 새로운 사건이 많으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메모장 뒤 편에 적어놓은 버킷 리스트만 늘어갈 뿐 실제로 한 일은 손에 꼽힌다. 그래서 후회를 남지기 않기 위해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이를테면 시간과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는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2018. 7. 20.
Good bye, Bangkok. 방콕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밝았다. 떠나오길 정말 잘했다 싶으면서도 돌아가는 당일의 기분은 한국에서의 일요일 저녁 개그콘서트를 볼 때와 다름이 없다. 이럴 땐 어떻게 토라진 마음을 다 잡으려 해보아도 마음속 먹구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축제가 끝나고 맞은 월요일. 동네 골목길을 막고 바가지로 물을 뿌려대던 아이들은 온데간데없고 넘쳐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카오산 로드는 하룻밤 사이에 너무 조용한 모습을 하고 있어 과연 여기가 카오산 로드가 맞는지 표지판을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오늘은 사방에서 물을 뿌려되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물 대신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지난 날 보다 몇 배는 더 덥게 느껴진다. 천천히 카오산로드를 한 바퀴, 두 바퀴 돌았다. 큰 행사를 치른 뒤라 그런지 절반 가량은 문을.. 2018.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