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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 어디선가 몇 번 들어 본 기억이 있지만 '민족사관학교'의 줄임말이라는 것은 이제야 알았다. 국제고, 과학고는 알았지만 말이다. 대학교로 치자면 국내 탑클래스인 서울대학교 정도라고 하니 학교명이 조금 촌스러워서 그렇지만 똑띠들(똑똑한 아이들)만 가는 곳이다. 누군가는 민사고에 가려고 대치동에 가서 정보를 얻고 학원을 다닌다. 다른 누군가는 민사고의 존재도 모른다. 정보 불균형이 이런 것인가.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_전범선>을 읽으면서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유튜브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역사 지식이 부족해 난처해지는 때가 있다며 역사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유시민 작가는 말한다. "이러한 분들은 역사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지식이나 교양이 부족할 가능성이 많다. 살아가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역사는 현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다."
그간 나의 역사적 무지는 현실에 대한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주변에서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일에 '그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생각했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 국제정세는 어떻게 흘러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세계 1, 2차 대전의 발발 원인은 무엇인지, 대공황은 또 왜 발생했는지. 현실에 대한 의문은 역사뿐만 아니라 나의 존재,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하는 철학적인 문제에도 가닿는 듯하다.
결국 역사를 안다는 것은 자신의 뿌리를 그리고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자신이 어떠한 성향의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현실과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은 자연스레 자신만의 철학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자신만의 철학이 없는 사람은 대개 타자에 욕망에 따라 이리저리 휩쓸려 산다. 2022년 올 한 해는 나를 알기 위한 역사 공부를 시작해 봐야겠다. 권력자, 자본, 회사의 노예가 아닌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결국 남은 우리를 구원해주지 못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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