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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2

계절을 건너다 미세 먼지의 잦은 습격으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하늘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금 가을 하늘은 이쁘다. 세계 어느 나라의 그것 부럽지 않다. 요즘 매일 모양을 달리하는 구름들이 두둥실 떠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과거가 되어 자취를 감췄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좋은 것은 항상 짧고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기에. 그렇게 또 겨울이 오겠지. 한 해를 사등분했을 때 이제 마지막 한 조각의 부채꼴 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회사 상사 중 한 명은 달력을 한 장 넘길 때마다 "한 해도 다 갔네"라고 얘기하곤 했다. 10월이 되고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마치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사이를 빠져나간 기분이 든다.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 2018. 10. 3.
말의 품격 뒷 말 내 말은 다시 내게 돌아온다. 상대의 단점만을 발견하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 내면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인지 모른다. 슬픈 일이다. 남을 칭찬 할 줄 모르면서 칭찬만 받으려고 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면서 존중만 받으려고 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사랑만 받으려고 하는 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직장 생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뒷담화란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대인관계에서 누적된 불만을 분출하기 위해 우리는 종종 특정인을 단죄하듯 험담을 늘어놓는다. 담화를 맨 처음 생산한 일차적 가해자는 물론 침을 튀기며 맞장구를 치는 동조자까지 비루한 언어를 입에 장착해 쏟아되는 순간 묘한 쾌감을 느낀다. 남을 헐뜯는 말은.. 2018.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