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지는 것1 피고 지는 것 외할머니는 요양 병원에 계신다. 시골에서 가끔 볼 일이 있을 때나 (보통 병원 진료 목적) 부산, 진해에 있는 자식들 집에 오시는데 볼일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시골로 내려가셨다. 하루만 더 있다가 가시라고 해도 ‘아파트는 너무 답답해’, ‘시골집에 고추며, 깨며 할 일이 많다’ 등 여러 이유를 대시고 결국은 시골로 다시 내려가신다. 물론 당신의 집이 제일 편한 이유기도 하겠지만,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요양 병원에 계신 외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의 이름을 얘기하자 ‘XX 아들 누구’하며 말씀하신다. 이제 내가 한 얘기를 누군가 귀 옆에서 크게 다시 한번 얘기해주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다. 나는 핸드폰 화면 속 할머니를 보면서 한마.. 2021. 8.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