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1 눈칫밥을 꺼내 먹어요. 주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되놓고 속마음을 꺼내는 일이 없으니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어떤 얘기를 주고받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나보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상사보다 후배들의 수가 많아지고 쪽수에 밀려 위에서 아래 눈치를 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끔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면 뒤에서 모여 욕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 땐 꼭 나의 험담을 까고 있는 기분이 들고 이럴 때면 나는 혼자서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건 나 자신이 주변의 평판이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비, 바람에 맞서 홀로서기에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방증이지 .. 2018. 3.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