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1 할머니의 아날로그 외할머니는 매년 엄마의 음력 생일에 맞추어 잊지 않고 전화를 주신다. 간혹 하루 이틀 지나고 연락을 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양력이 아닌 매년 바뀌는 음력 생일날에 맞추어 '생일밥은 먹었는지, 얼마 전에 시골에 내려왔을 때 단돈 5만 원이라도 줄 것을 주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씀하신다. 여든이 넘는 연세에 이제 곧 환갑을 바라보는 딸의 생일을 맞아 5만 원을 주시고 싶었던 할머니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나이가 들어도 자식은 여전히 자식으로 남는 모양이다. 엄마의 음력 생일이 다가오고 있는 것조차 몰랐던 나로서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할머니는 어떻게 자녀의 생일을 기억하고 계시다가 이렇게 연락을 주시는 걸까. 엄마의 말에 따르면 할머니는 오래전부터 기억력이 남달랐다고 한다.. 2018. 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