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1 초보의 순간 그림을 그리다 보면 아무리 봐도 '아.. 이건 그림이 아니야'하고 좌절감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 특히나 펜(스테들러 트리플러스 파인라이너)으로 라인 드로잉을 하다 보면 연필로 그렸던 게 아니라서 지우개로 쓱싹쓱삭 지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림을 그리던 스케치북을 과감히 찢어버리고 다음 장에 새 마음 새뜻으로 다시 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미칠 지경이다. 하지만 주름 잡힌 옆구리살에 자극받아 굳은 의지로 다이어트를 시작한 사람이 야식을 멀리 하듯 가까스로 그 마음을 진정시키고 계속 선을 이어간다. 몇 장을 찢어가며 다시 그려도 처음 것과 크게 다른 그림이 완성될 거 같지 않아서가 첫 번째 이유이고 (달리 말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스케치북의 구매 가격 때문이기도 하다. '파브리아노 아카데미아 A5 .. 2018. 10.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