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2 태풍이 와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맞은편에는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베란다에서 내다보면 운동장이 훤히 보이는데 아침 일찍부터 운동장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연령대가 조금 있어 보이긴 하지만 이 분들은 여간하여서는 운동장을 걷는 일을 그만두는 법이 없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운동장을 걷고, 날씨가 추울 때는 장갑을 끼고 두꺼운 파카를 입은 채로 운동장을 부지런히 돈다. 비바람이 칠 때는 그만 할 법도 하지만 비가 들지 않는 스탠드 주변을 분주히 걷는다. 오늘 태풍 '프란시스코'의 북상으로 온 나라가 긴장하고 있을 때였다. 퇴근 무렵 밖에서는 비바람이 창문을 세차게 때렸고 우산을 들고 길을 걷던 사람들은 세찬 비바람에 우산이 날아가거나 뒤집혀 애를 먹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 2019. 8. 7. 여름의 한 가운데서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를 짧은 장마가 끝난 다음날 아침부터 매미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여름은 불쑥 다가와 버렸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뙤약볕이 나라를 통째로 태워 버릴 기세다. 한낮 최고 온도는 40도에 가까워졌고 온도가 올라가면서 덩달아 사건, 사고도 많이 발생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시민이 늘었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서 정전사태가 속출했다. 연세 많으신 시골 어르신들은 농사일을 하는 도중 푹푹 찌는 더위에 풀 넘어가듯 픽픽 쓰러졌고, 폭염 속 어린이집 등원차량 안에 장시간 방치된 여자아이는 안타깝게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겨울이라고 다르지 않겠지만 앞으로 봄,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 겨울은 길어진다고 하니 우리의 삶은 더 메마르고 고될지도 모를 일이다. 날씨가.. 2018. 7.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