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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파란색이 싫어졌어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21.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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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me to hate the color blue."

 

 돈 버는 게 이렇게 쉬웠나. 주식으로 작은 돈이지만 조금씩 돈이 붙는 게 내가 잘해서 인 줄 알았다. 시장은 강세장과 약세장이 분명히 존재했고 강세장에는 특별히 잡주를 고르지 않는 이상 서있기만 해도 파도가 서핑보드를 힘껏 밀어주듯 가격은 알아서 올라갔다. 하지만 약세장에서는 튼실한 기업도 휘청거렸고 제대로 분석되지 못하고 기분 따라 고른 종목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갔다. 이래서 결국은 딴 돈의 몇 배를 잃고 떠나가는 거구나.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변동이 심한 시장의 상황 때문인가. 그렇지도 않다. 명확히 분석하지 않고 투자한 종목, 욕심 때문에 몰빵한 종목, 애널리스트의 말은 다 맞다고 맹신한 내 탓이다. 처음부터 투자를 시작할 때 돈을 잃었으면 큰돈을 잃는 사람은 분명 적었을 것이다. 시장은 조금 벌게 하고 시간이 지나 훨씬 더 많은 것을 앗아간다. 시장도 애널리스트도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모두 나의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무서운 곳이다. 잘못되면 다시 회생 불가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여기에 목숨을 건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분석하고 쫓아간다. 가볍게 할 생각으로는 절대 승리하지 못하는 싸움이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듯이 시장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직장인이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하더라고 과연 그게 좋다고만 할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와 시간은 제한적이고 업무에 투입되어야 할 그것들이 주식으로 옮겨가면 부족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머지않아 업무에 빈틈이 생긴다. 혹자는 좋아 보이는 주식을 틈날 때 사두고 잊어버리라고 하지만 나는 내 주변에서 그렇게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틈만 나면 핸드폰에 머리를 박고 있는 사람들뿐이다. 

 

 주식 시장이 내게 알려준 것은 '어설프게 아는 것보다 아예 모르는 것이 낫다'라는 사실, 설령 그것이 돈을 벌어준다고 하더라도 거품에 불과하다는 것. 원칙 없는 투자는 필패라는 것.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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