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0일 모로코와 축구 평가전을 보고...)
지금 대한민국과 모로코의 친선 축구경기가 한창이다.
사실 모로코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곳에 나의 친구가 있다. 교환학생 신분으로 중국에 머물게 되었을 때 같은 반에서 공부했던 모로코 친구 알라딘. 아시아 문화권이 아니지만 중국어를 꽤나 잘했고 실제로는 나보다 나이가 서 너살 위의 형이었지만 동생의 짓궂은 장난도 화 한번 내지 않고 모두 잘 받아 주었다.
기숙사도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생활하게 되어 수업 외에도 많은 것을 함께했다. 알라딘은 내가 교환학생 오기 전부터 중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던 터라 세간을 잘 갖추고 있었고 학교 주변의 정보도 빠삭했다. 그는 흔치 않게 믹서기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우유와 딸기를 함께 갈아 주스를 만들 때면 나에게도 한잔씩 대접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게다가 학교 근처 어디가 맛집이고 어디로 가면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지와 같은 여러 가지 팁들을 알려주어 실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종종 주방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었던 그는 내가 지나갈 때면 꼭 불러 맛을 한번 보라고 하였는데 대부분이 각종 향신료가 첨가된 소고기 요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반대로 내가 요리를 하고 있을 때에는 한 번 스윽 훑어보고는 돼지고기 인지 소고기인지 물었다. 나는 그때 모로코는 이슬람 문화권에 속하고 돼지고기 섭취를 금기시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알라딘은 나와 마찬가지로 축구를 좋아했다. 수업을 마치면 건물 앞 잔디 구장에서 외국인 친구들과 자주 공을 찼었는데 그것이 활성화되어 유니폼을 제작하고 외국인 축구팀을 만들어 중국인으로 구성된 팀과 많은 시합을 가졌었다. 비록 승보다는 패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 하지만... 그 친구도 지금 자국에서 이 친선경기를 보고 있을 것이다. 멀리 있더라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Hi, Alaa
It's been really ages since we've been in touch last time.
how have you been these days?
You know Korea and Morroco have a friendly soccer match tonight?
It will be quite interesting.
I really miss you and wish you the best of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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