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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날아 올라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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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버렸다. 이 정도 추세라면 ‘눈 깜빡하니 백발의 노인이 되어있었다.' 라는 문장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이 두려울 정도이니 말이다. 'Years pass in the blink of an eye.'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매일 똑같은 루틴의 반복이라면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우리 뇌는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인식하게 되고 반대로 새로운 사건이 많으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메모장 뒤 편에 적어놓은 버킷 리스트만 늘어갈 뿐 실제로 한 일은 손에 꼽힌다. 그래서 후회를 남지기 않기 위해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이를테면 시간과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는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패러글라이딩이다. 마음먹은 김에 인터넷 검색 후 바로 체험 비행 예약을 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 집 나가면 개고생이 불 보듯 뻔하지만 ‘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나중은 없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나를 새까맣게 태울지언정 나는 무조건 간다!'는 마음 가짐으로 길을 나섰다. 



'It’s no use regretting what you didn’t.'

'No matter what happens, I’ll go paragliding!'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더운 날씨에 숨이 턱턱 막혀왔고 자동차 보닛 위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강한 뙤약볕에 몸도 마음도 빠른 속도로 지쳐갔다. 게다가 바람이 불어야 낙하산을 펴고 비행을 할 수가 있는데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산 중턱에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조조를 공격하기 위해 남동풍이 불어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깃발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결국은 1차 포인트에서는 적당량의 바람이 불지 않아 근처 옆 산의 2차 포인트로 자리를 옮겨 바람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비싼 돈 주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았다.) 2차 포인트에서는 혹여나 조금의 바람이라도 불면 바로 비행을  수 있게 옷과 장비류를 착용하고 대기했다.  정상으로 가서 금방 타고 내려올 거라 생각했는데 이러한 변수가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다. 역시 인생에서 만만한 것은 없다.



깃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스터의 구령 소리에 맞추어 앞을 향해 달려갔다. 얼마 남지 않은 치약을 쥐어짜듯 가까스로 비행에 성공했다. 그렇게 힘겹게 날아올랐건만 사실 '우와!'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나오지도  않았고 별다른 감흥도 없었다. 여유롭게 주변 경관을 즐기기에는 비행고도가 너무 낮았고 비행시간이 5분이  되지 않았다. 아쉬움만 남은  비행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것도 경험의 하나인 것을. 가급적 비행은 봄이나 가을에 해야 된다는 것을, 바람이라고  같은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패러 글라이딩은 낙하산(패러슈트)과 글라이더의 합성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정신 건강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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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5% 부유층들은 지출을 할 때 상대적으로 물건을 사기보다는 오히려 경험에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명품을 구매하기보다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가족과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지출을 많이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우리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가 좋은 차를 타고 비싼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여러 경험에서 오는 행복감이 더 크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소유가 아닌 체험을 위한 소비를 늘려야 하는 이유이며 내가 하루 종일 폭염 속에서 고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Doing things means a lot more to me than having a lot of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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