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버렸다. 이 정도 추세라면 ‘눈 깜빡하니 백발의 노인이 되어있었다.' 라는 문장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이 두려울 정도이니말이다. 'Years pass in the blink of aneye.'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사건의 축적으로 기억한다.' 그래서매일똑같은루틴의 반복이라면 같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우리뇌는시간이빠르게 간다고 인식하게되고 반대로 새로운 사건이 많으면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메모장 뒤 편에 적어놓은 버킷 리스트만 늘어갈 뿐 실제로 한 일은 손에 꼽힌다.그래서후회를남지기않기위해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이를테면 시간과 금전적으로 부담이 없는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패러글라이딩이다. 마음먹은 김에 인터넷검색 후바로체험 비행 예약을 했다. 30도가 넘는 폭염에집 나가면 개고생이 불 보듯 뻔하지만 ‘now or never’ 지금 아니면 나중은 없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나를 새까맣게 태울지언정 나는 무조건간다!'는마음 가짐으로 길을나섰다.
'It’s no use regretting what you didn’t.'
'No matter what happens, I’ll goparagliding!'
호기롭게 출발했지만더운날씨에숨이턱턱 막혀왔고 자동차보닛 위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강한뙤약볕에몸도마음도빠른속도로지쳐갔다. 게다가 바람이불어야낙하산을펴고비행을할 수가 있는데바람한 점불어오지않는것이 아닌가. 산 중턱에서 2시간이 넘는시간 동안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조조를공격하기 위해 남동풍이불어오기를기다리는마음으로깃발을바라보며 기다리고또 기다렸다. 결국은 1차 포인트에서는 적당량의 바람이 불지 않아근처 옆 산의 2차 포인트로 자리를 옮겨 바람을 기다려 보기로했다. (비싼 돈 주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금쪽같은시간을허비하고있다고생각하니우울증에걸릴것만 같았다.) 2차포인트에서는혹여나조금의바람이라도불면바로비행을할수 있게 옷과장비류를착용하고대기했다.산정상으로 가서 금방타고내려올 거라생각했는데이러한변수가있을지는 꿈에도몰랐다.역시인생에서만만한 것은없다.
깃발이흔들리기시작했다.마스터의구령소리에맞추어앞을향해달려갔다.얼마 남지않은치약을쥐어짜듯가까스로 비행에 성공했다.그렇게힘겹게날아올랐건만 사실'우와!'하는감탄사가저절로흘러나오지도 않았고 별다른감흥도 없었다. 여유롭게주변경관을즐기기에는비행고도가 너무낮았고 비행시간이5분이채되지않았다.아쉬움만남은첫비행이었다.그래도어쩌겠는가.이것도경험의하나인것을.가급적비행은봄이나가을에해야된다는것을,바람이라고다같은바람이아니라는것을,패러글라이딩은 낙하산(패러슈트)과글라이더의합성어라는것을알게되었으니까.(이렇게생각하지않으면정신건강에 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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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5% 부유층들은 지출을 할 때 상대적으로 물건을 사기보다는 오히려 경험에 투자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예를 들어 명품을 구매하기보다는 해외로 여행을 떠나고 가족과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지출을 많이한다는 뜻이다.이것은우리의행복에도영향을미친다고 한다. 우리가 좋은 차를 타고 비싼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여러 경험에서 오는 행복감이 더크고오랫동안기억에남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소유가 아닌 체험을 위한 소비를 늘려야 하는이유이며내가하루 종일폭염 속에서고생한이유이기도하다.
'Doing things means a lot more to me than having a lot of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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