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타는 것을 좋아한다. 스키를 처음 타러 갔을 때 경사면을 미끄러져내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유~~ 후~~!"하고소리쳤던 기억이 있다.짐작컨대바람을 가르며 속도감 있게내려오는것에 매료된것 같다. 넘어지면서여러 차례엉덩방아를 찧었지만 너무 재밌었던 나머지 엉덩이가 새파랗게 멍든지도모른 채로스키를 탓더랬다. 그리고 집에돌아오자마자인터넷을 뒤져 스키 강습 동영상을찾아보았다.이처럼재미있는일은 주변에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나아지기 위해 우물을 파게 되어있다.
얼마전늦은오후세상의모든것을태워 버리고 말겠다는태양을피해근처바닷가로해수욕을 즐기러 갔는데 일반 해수욕은 오후 6시 이후에는 불가했다. 해가 지려면 두 시간은 족히 남았는데 6시가 되자 현 시간부로 해수욕을금지한다는방송이흘러나왔고해양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물에서 놀고 있던 사람들에게 물 밖으로 나오라며 손짓했다. 그런데 옆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방송에도아랑곳하지 않고파도를 타고 놀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화가 난 나머지 해양경찰에게 "왜 저기 서핑을 하는 사람들은 계속 바다에 있는 것이냐?"라고 묻자 "서핑은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는 애매모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것이 나를 서핑에 들어서게 한 직접적인 사건이다. 오후의 바다를 즐기기 위해서는 서핑을해야 했다.
평소에 막연히 타보고 싶다정도였는데이럴 때 해보는 거지 하고 그 길로 집에 와서 '중고나라'에 접속해 중고서프보드를판매하는사람이있는지기웃기웃거렸다.꽤나 있어 보이는 중고에폭시보드는 작게는50만 원을넘었고 비싼 것은100만 원도넘는 것도 있었다. 물론 비싼 것이 보기에도 멋지고 좋지만 서핑 카페에서처음부터 비싸고좋은장비를 구매했는데 서핑에흥미를 못붙이고눈물을 머금고 다시 중고나라에내놓을 경우가허다하다는염려가 섞인 조언을 발견하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큰 마트에서파는 초보자용 보드를 구매했다. (**보통 초보자의 경우 길이가 긴 9'피트 보드를 타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필자의 경우 코스트코에서 파는웨이브스톰 8'피트 (2.44M) 보드를 중고나라에서 구매했다.) 보드가 없을 경우 매번 대여를 해야 하는데 그 비용도3만 원정도라 올여름 네 번 만 서핑을 할 경우 남는 장사라생각하며구매버튼을눌렀더랬다.
보통 입문자의 경우 바다 근처 서핑스쿨에서 이론 교육과 지상 훈련 (자세 위주) 그리고 실전 (파도타기)의순서로교육이진행되는데부산의경우보통40,000원정도의가격으로 측정되어있는듯하다.나의 경우이론 교육은인터넷에서동영상을찾아서 자체적으로진행했다. 웹 예능으로 '가즈아원정대' 서핑보드 편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웹 예능인만큼 재미 요소도 일부 가미되어있지만 서핑 에티켓이나 기본 동작을 쉽게 잘설명해주는것이장점이다.
영상을보다 보면take-off동작이조금씩차이를보이는데 사실어는것이 정석인지아직알수없다. 직접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자세를 찾는 수 밖에. 하지만 초보자들이 흔히할수있는실수를줄여나가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어 보인다. 나 또한 위 동영상을 보면서 자세를 가다듬었고 실수를 줄여나갔다. 그랬더니 지난 주말에는 이전과는 다르게 물에 빠지지 않고 오랫동안 파도를 타고 수면위를 미끄러져 나아가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했다.자!무엇을망설이는가이번주말에는Go Surfing!Enjoy Surf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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