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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여행'

서울 나들이 2탄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9.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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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이어 또 서울 가는 날이다. 보고 싶은 공연 티켓을 질러놓고 보니 2월에 두 번이나 서울을 가게 되었다. 두둥! 이번에는 세계적인 밴드 'Maroon 5'의 내한 공연이다! 


그런데 젠장 서울로 올라가는 당일 또 늦잠을 자버렸다. 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자니 시간이 촉박해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30분만 일찍 일어났으면 택시비 만원을 아낄 수 있었는데 30분의 잠과 맞바꾼 셈이다.


반대로 여자 친구는 이른 시간에 나섰지만 역 공용주차장에 주차하려는 차량 행렬에 끼여 시계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변 일반 주차장보다 역사 주차장 주차비가 저렴해서 많은 차량이 몰렸던 것인데 그 점을 알고 일찍 출발했지만 이미 만차였던 것이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울 가는 날 아침을 물 흐르듯 보내지 못하고 외줄 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한발 한발 내딛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에 차가 빠지면서 주차를 제시간에 할 수 있었고 예약 열차를 가까스로 타는 일은 안타깝게도 일어나지 않았다. 방향을 돌려 외부 사설 주차장에 간신히 주차를 하고 미친 듯이 뛰었지만 (여자 친구는 한 손에 들고 있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뛰는데 거슬린다는 이유로 과감히 쓰레기 통에 던져 넣었단다) 눈 앞에서 ktx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달리는 기차 옆에서 같이 뛰며 제발 세워 달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8시 뉴스를 장식할  같아서 아니면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긴 영상으로 순위에 남을까 지레 겁을 먹고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기존에 예약해둔 승차권을 취소하고 새로 승차권을 예약하면서 적지 않은 출혈이 있었다. 여자 친구는 “이 돈이면 제주도를 가겠다”며 탄식에 가까운 한마디를 뱉었다. 





보통 연인들끼리 이럴 때 싸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도 "너 때문이야!" "네가 차만 안 가지고 왔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류의 탄도 미사일 같은 말들을 서로를 향해 쏘아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가서 이런 일들이 발생했을  상대방을 탓하고 언성을 높여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주고받으면 여행 내내 직장상사와 같이 다니는 것처럼 불편하고 서먹서먹하여 다녀와서도 안 좋은 추억들만 한가득 남게 된다.



이럴 때 여행의 기술이 필요하다. 예측할 수 없는 여러 상황들을 여행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출발  제아무리 열심히 준비한다고 한들 여행은 우리가 그려놓은 계획대로 가는 법이 없으니까. 그리고 그런 예상치 못한 상황이 결국에는 우리를 또 다른 극적인 상황과 장소로 안내하지 않는가. 우리가 여행 중에 느끼는 긍정적인 정서보다 부정적인 정서는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말은 여행중 발생할  있는 부정적인 상황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않으면 여행 내내 그리고 다녀와서도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우리를 괴롭힐  있다는 말이다. 만약 여행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날이 생긴다면, 여행  경험한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있다.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현지인을 생각하거나, 점심에 먹었던 맛있는 음식과 바다를 바라보며 마셨던 시원한 맥주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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