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답 할 수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뉴스를 통해 김영란 법이 시행되고 나서 시청 근처에서 고급 일식당을 운영하는 상인의 인터뷰를 들은 적이 있다. 김영란 법의 피해자는 상인들이라며 식당에는 파리만 날리고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며 상기된 채로 말했다. 인터뷰를 보고 속으로 우는 소리를 하는 상인들에게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결국은 적합한 답을 찾지 못했었다. 단순히 생각해낸 것이 '모두가 만족하는 법은 없지 않은가'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명확히 말할 수 있다. "부정부패에 편승해 돈을 벌던 이들을 왜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가?" 새까만 뜻을 가지고 무언가를 주고받으며 실리를 치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지언정 그 중간 어디 즈음에서 가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공범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사실 이번 칼럼을 통해서 김영란 법의 대상이 '공직자, 언론인, 교육자'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일반 회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연말이 되면 거래처에서 인사차 방문해 고급 중식당이나 일식당에서 코스요리를 대접받기도 한다. 한 해 동안 도와주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얘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실 대접받는 입장에서는 나쁠 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회사 임원들은 연말이 되면 상품권을 준비해서 고객사에 인사를 간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선물을 한다. 이처럼 상품권 금액이 크고 작던 우리는 청탁에 익숙하고 돈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주고받는데 거리낌이 없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본인에게 더 잘 해주고 이득을 준 쪽으로 팔은 굽게 되어있다. 이런 행태가 오랫동안 당연한 듯 굳어져 왔고 그러는 사이 부정청탁과 거리가 멀지만 뛰어나고 전도유망한 아이디어들은 잡초의 생명력에 눌려 꽃도 피지 못하고 시들어 버렸을 것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어떠한 분야든 공정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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