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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구순포진 (입술 물집)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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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ed out and tired of talking.


입술 주변에 물집이 생겼다. 무언가 버거운 일이 있었거나 무리를 했다는 뜻인데... 얼마 전부터 어깨가 무겁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더니 가벼이 여길 것이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신체적으로 무리한 활동을 하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곧잘 입술 주변에 물집이 생기고 했는데 물집이 한 번 생겼다 하면 아물기까지 일주일은 족히 걸려 보통 신경이 쓰이고 귀찮은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물집이 생긴 부위가 입 주변이다 보니 무언가를 먹을 때 숟가락이나 음식물이 물집 부위를 건드려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입을 벌리면서 물집 부위가 찢어져 피가 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원상태로 회복하려면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잠도 푹 자고 항바이러스 연고도 잘 발라 줘야 하는데 하얀색 크림제형이라 멀리서 보면 양치질을 하고 치약을 잘 닦아 내지 않아 치약이 입 주변에 남아있는 모양새와 비슷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며칠 전부터 몸은 신호를 보내왔는데 무감각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전에 영어 공부를 하고 퇴근 후에는 책을 읽다가 수영을 간다. 그리고 자기 전에는 한 편을 글을 쓴다. (강행군인가?) 게다가 요즘은 회사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극심했고, 연예 전선에도 먹구름이 껴 하루도 마음이 뽀송뽀송 한 날이 없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날 줄 몰랐고 나도 모르게 조금씩 지쳐갔나 보다. 무언가에 쫓기듯 마음은 조급했고 한 살, 한 살 쌓이는 게 적금이면 좋겠지만 늘어가는 건 나이뿐인 데다 연령대 별로 요구되는 사회적 기대에도 못 미쳐 우울한 날이 많았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조언은 '조금만 더 힘내, 화이팅!', '다 그렇지 뭐, 조금만 참어.' 이 따위 것들이 아닌 거 같다. 오히려 양손 가득했던 욕심을 바닥에 내려놓고 몸에 잔뜩 들어 가있는 힘을 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석양이 질 무렵 잔잔한 바다에 누워 파도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파도와 하나가 되는 것 그렇게 바다가 되어 흘러가는 것처럼. 






인생은 뺄셈이다. 

어떤 인생을 살든

비우고 버리지 않는 다면 의미가 없다.  


_초인 용쌤 brunch



나의 마음에도 항바이러스 연고를 바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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