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주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되놓고 속마음을 꺼내는 일이 없으니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서로 어떤 얘기를 주고받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나보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상사보다 후배들의 수가 많아지고 쪽수에 밀려 위에서 아래 눈치를 보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끔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면 뒤에서 모여 욕을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 땐 꼭 나의 험담을 까고 있는 기분이 들고 이럴 때면 나는 혼자서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건 나 자신이 주변의 평판이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비, 바람에 맞서 홀로서기에는 아직 내공이 많이 부족하다는 방증이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줄 수 없고 나 또한 그러하지만 아직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갈 길이 멀다.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 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김훈 인터뷰 中>
반응형
'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아 멈춰라 (0) | 2018.03.20 |
---|---|
편집의 시대 (0) | 2018.03.15 |
엉덩이로 쓰세요. (0) | 2018.03.13 |
영감님 (0) | 2018.03.12 |
함께 갈 때 멀리간다. (0) | 2018.03.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