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비몽사몽인 나에게 어머니께서 간밤에 있었던 '중국 쓰촨성(사천성) 지진' 소식을 알려주신다. 대학 시절 중국 쓰촨성 청두(사천성 성도)에서 8개월 남짓 교환학생 신분으로 유학을 했던 터라 정신을 차리고 TV 앞에 섰다. 다행히 이전의 대지진만큼의 큰 피해는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정확한 피해 정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었다.
과거에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상해, 서안 , 성도 그리고 무한' 지역의 자매결연 맺어진 학교로 교환학생을 보내고 있었는데 학부생들 사이에서는 중국 쓰촨성은 유배지와 같은 곳이었다. 바로 2008년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쓰촨성 대지진의 여파로 모두들 그곳 만은 피해 가길 바랬던 것이다. '쓰촨성 = 지진'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였고 교수님들에게 찍혔거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문제아? 학생들이 주로 보내지는 곳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사실 한 학기 먼저 그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는 두 명의 선배가 있었는데 그들을 봐도 일부 근거 있는 사실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때 당시 나의 성적은 학사경고를 두 번이나 받아 말할 것도 없었고 엉망으로 학교 생활에 임했던 터라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지도 않았었는데 지도교수님께서 그런 나를 측은하게 여기셨느지 조건이 부합하진 않았지만 중국 쓰촨성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게 해주셨더랬다.
내가 중국 쓰촨성 성도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지진이 발생한 지 꽤나 시간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일부 차단된 도로를 복구하는 작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고 그 당시의 상황을 주변 사람들을 통해 심심찮게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관광객들 발걸음 또한 끊긴 지 오래여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부 유명 관광지는 외국인들에 한해 한시적 무료입장을 할 수 있게 해주었던 시기였다.
그곳에서 수업을 같이 들었던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중국인 선생님들 그리고 아침밥을 먹고자 나갔던 시장의 풍경, 자극적인 중국 음식을 먹은 후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던 스토리 등 그곳에서 있었던 모든 추억들이 그리운 날이다. 부디 큰 피해가 없길, 평온한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빌어 본다.
Pray for Sich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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