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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2017년 추석에.. (나와 마주 하는 시간)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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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후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황금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뉴스에서 공항 출국장은 벌써부터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한다. 누군가는 꿈에 그리던 여행을 떠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멀리 떨어져 자주 보지 못했던 가족, 친지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다. 부족했던 잠을 늘어지게 잘 수도 있고 평소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장장 열흘 가까이 되는 긴 연휴가 끝나고 나면 그 후유증의 여파는 얼마나 클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나는 이번 연휴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갖기로 했다. 사서 읽지 않고 쌓아두기만 했던 책을 꺼내 읽을 것이고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껏 볼 것이다. 맑은 공기도 마시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생각도 정리할 겸 근처 산에도 가보려 한다. 계획은 틀어지라고 존재하는 것이지만 큰 틀은 이러하다.


긴 연휴가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면 또 금방 겨울이 오겠지. 그러고 나는 34살을 맞이 하겠지. 나이는 숫자에 불가하다고 하지만 나는 내 나이가 몇 살인지 잊고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그건 연령별로 세상에서 요구하는 무언가에 내가 충족되지 않을 때 오는 박탈감과 거기서 생성되는 조바심이 나를 괴롭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 때는 누군가 나이를 물으면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학생이었고 학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공부 말고 없어서였을까? 셈에 약해서 일 수도 있고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때는 누군가 물어오면 '고2,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하고 학년을 얘기했던 것이 더 편했던 거 같다.


나의 내면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한층 더 성장하기를.


'모두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라고 차마 말을 못 하겠다. 어떻게 즐겁기만 할 수 있겠나. 단지 방전되었던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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