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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연휴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일요일 저녁 개그콘서트가 방영될 때와 비슷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회사는 언제 즘 가고 싶은 곳이 될까. 그렇다고 지금의 연휴 생활도 만족스럽다고만 할 수도 없다. 더군다나 감기에 걸려 집에서 겔겔 거렸던 이틀을 떠올리면 손해 본 느낌까지 든다. 연휴 내내 하릴없이 어딘가에 기대어 앉아 있으면 마치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잠에 빠져들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마치고 갓 지은 따듯한 밥을 먹은 뒤에 몰려드는 잠은 질부터가 다르다. 잠 중에서도 최고 격에 속한다. 아기 피부처럼 보송보송하고 부드러운 게 마치 날씨 좋은 날 구름 위에 누워 잠이 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연휴는 곧 끝나겠지만 추석 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마스다 미리'의 만화와 산문집을 내일이면 다 읽을 것 같아 조금은 위안이 된다. 무언가 뚜렷한 것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따스하고 포근했던 그녀의 글과 그림으로 충분한 느낌이었다. '사노 요코'에 이어 좋아하는 만화가이자 작가가 생겨 누군가 일본 작가에 대해 물어온다면 하루키를 제외하더라도 두 명이나 더 될 수 있어 든든해진 기분이다. 오늘은 따뜻한 정종을 한잔 하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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