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5년 넘게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항상 좋은 평판이 따랐고 반대의 어떤 사람은 얘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전자는 주변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후자는 외롭고 험난한 길을 쓸쓸히 걷는다. 물론 관련 업무 처리 능력과 리더십 등 많은 다른 요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점들이 있었다.
오늘은 조직 내에서 신뢰를 얻는 사람과 반대로 적을 많이 두는 사람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한다.
<신뢰를 얻는 사람의 공통점>
첫 째, 말을 아낀다. 가끔 보면 너무 조용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 없다.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드물고 뒤에서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 일을 즐기지 않는다. 말을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듣는다. 그리고 말을 하기 전에 남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필요한 말이 있지 않은지 여러 번 필터링을 거친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이 마음 편히 다가와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자신의 고충을 남에게 퍼트려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둘째, 항상 이득보다는 손해 보는 쪽을 택한다. 가령 타 부서 또는 고객사와 서로의 업무 영역을 따지며 일을 미룰 때 신경전을 펼치며 어떻게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업무량이 늘고 부담이 될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힘든 길을 택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생색내는 일이 없으며 티 나지 않게 조용히 일을 처리한다. 주변에서는 당장을 알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이러한 사람들의 진가를 알게 된다.
셋째,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커피를 한 잔 하더라도 본인 것만 사는 일 없이 주변 후배 동료의 커피도 사서 건넨다. 동료들의 생일은 물론이고 신입 직원의 입사일 등을 기념하여 소소한 선물을 건넨다. (예를 들어 아침에 출근했는데 책상 위에 작은 선물이 놓여있다. 포스트잇에는 '수고했어, 입사 1년 축하해❤️'라고 적혀있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빈손으로 오는 일이 없다. 사무실에서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게 여행지의 과자나 기념품을 사서 온다. 선물의 가격을 떠나 우리는 선물을 받을 때 그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적敵을 많이 둔 사람들의 공통점>
반대로 적을 많이 둔 대부분의 경우는 '깃털처럼 가벼운 입'을 가지고 있다. 'She has a big mouse.' 'She can't keep a secret.' 당연하다는 듯 동료가 없는 자리에서 험담을 늘어놓다. 옆에서 그 얘기를 듣고 있는 동료들은 손뼉을 부딪치며 보조를 맞춘다. (안타깝게도 본인도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우리의 가벼운 입은 절대 침묵을 지키지 않는 법 소문은 여러 귀와 입을 통과하면서 몸집을 불려 당사자의 귀에 들어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조직 내 big mouse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입이 가벼운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결코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해도 앞에서는 맞장구쳐 주겠지만 속으로는 혀끝을 차고 있을 수밖에. 그리고 그 누구도 속 깊은 대화를 하려 하지 않게 된다.
두 번째, 편을 나누어 갈등을 초래한다. ‘편을 나누는 것은 굳건함의 상징이 아니라 나약함의 상징'이라는 말이 있다. 이 경우 대부분 독립적이지 못하며 어떤 일도 독자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약하기 짝이 없어서 항상 주변에 자기편을 두고 싶어 하고 상대편 누군가를 욕하고 깍아내린다. 회사에서 오늘의 적은 내일의 동지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이러한 사람들의 경우 때로는 본인이 처한 상황이나 이해득실 저울질에 따라 철새처럼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는 경우도 흔하다. 결국은 암묵적으로 그러한 사실이 공유되어 외롭고 처량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지만 말이다.
- 주변에 많은 적을 두었다고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반대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꼭 그 관계가 건강하다는 뜻도 아닐 테다. 하지만 좋은 관계란 '믿음'과 '신뢰'를 두고 얘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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