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주 완성, 단기 속성반, 빡세게 한 달 등' 요즘 인터넷 광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고 문구 들이다. 특히나 영어나 다이어트, 운전면허 시험 광고까지 다양한 분야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사회는 효율성에 심하게 젖어 있는 게 틀림없다. 먼길을 돌아오는 것을 멍청한 짓 즘으로 여기는 것 같다. 너나 할 거 없이 목적지에 남들보다 적은 노력으로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혈안이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치렀던 여러 시험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떤 시험이든 정해진 시간 내에 빠르게 답을 찾는데 만 집중했고 학문의 본질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던 경험을 찾을 수가 없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사회를 획일화하는데 이바지했고 본류에서 벗어나는 것은 다양성으로 존중되기보다는 비정상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처음 어떤 일을 배운 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쪽팔림'을 경험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건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다. 처음 하는 일은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실수를 하기 마련이니까. 이 경우 주변에서 '그것도 몰라?'하며 핀잔을 주기도 하고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하고 쉽게 기죽을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이를 악 물고 버텨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은 물론 뭔가를 배울 수가 없다. 시작과 포기만 반복될 뿐이다. 마치 우리가 '수학의 정석'에서 제일 처음 파트인 집합 부분에만 공부한 흔적이 남아있듯이. 수영을 잘 하려면 킥판을 잡고 발차기 연습을 해야 하고 권투를 하기 위해서는 줄넘기와 스텝을 먼저 밟아야 한다. 그 뒤에 잽과 원투 펀치 그리고 훅이 있는 것이다. 그뿐이겠는가 영어를 잘하려면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지런히 입 밖으로 영어 단어와 문장을 뱉어내야 한다.
그다음에는 무언가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편한 법을 찾아서는 안된다. 지극히 미련해야 되고 단순해야 한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라는 말을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우리 인생에서 왕도란 있을 수가 없다. 설사 그런 것들이 있다고 한들 그것은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결코 오래가지 못하는 것들이다. 투입된 노력과 시간만큼만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요즘 첩경을 찾기에 바쁘다. 투자는 조금만 하고 결과로 큰 수익의 바란다. 도둑놈 심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단기 집중반, 몇 주 완성 그리고 ~하면 영어가 들려요.' 하는 광고들에 더 많은 마우스 커서가 가는가 보다.
오늘 본 글 중에서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 공유하려고 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배운 후 익숙해지려는 즉 몸에 배기까지 반복 숙달의 과정을 거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배움은 잠깐 배운 기분만 들뿐 지나고 나면 기억나는 것이 없다. 미련한 방법이지만 몸에 익을 때까지 꾸준한 반복의 중요하다. 지금 어느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된 사람들은 결코 지름길을 찾았던 사람들이 아니다. 미련하면서도 단순하게 매 고비를 넘겨가며 한 분야에 오랜 시간 몰두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투입된 노력만큼 결과는 바로바로 보이지 않는다. 그림으로 본다면 마치 계단과 같다. 발전 없이 평평한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속만 한다면 자기도 모르게 한 계단 위로 업그레이드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더 미련해져야 한다.
'공부'는 뜨거운 태양 아래 낙타를 끌고 보이지 않는 사막을 걸어가는 것과 같지 않을까.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면서 책만 읽는다. 글을 잘 쓰는 유일한 방법은 많이 쓰고 자주 퇴고하는 거다. 악기 연주를 잘하고 싶다면서 악보만 보는 게 말이 되나? 학습에서 방점은 ‘학’이 아니라 ‘습’에 있다. 배움보다 익힘이 중요하다. _출처: 머니맨
'7번 읽기 공부법'을 읽고 느낀 점. 역시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그냥 공부하는 순간의 괴로움을 견디고, 그 성과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게 다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생은 등가교환이라는 걸 모른다. 그냥 공부는 괴롭고 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습법의 저자가 공통으로 하는 얘기, 하면 분명히 된다. 이걸 몸으로 익히는 게 진짜 공부다.
http://free2world.tistory.com/935
근래 영어책 한 권에 있는 dialogue를 다시 외우기 시작하면서 쉽게 외워지지 않아 짜증이 많이 났었다. 진도는 나가지 않고 '시간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해야 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조금만 힘들어도 지금 하고 있는 공부 방법을 의심하고 더 쉽고 빠른 길을 무의식 중에 찾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부는 원래 어려운 것이다'라는 마음 가짐이 나를 갓길로 빠지는 것을 막아 주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공부란 원래 어려운 것이다. 쉬운 길을 찾지 마라. 이 세상엔 만만한 것은 결코 없으니. 그리고 그 어려움에 끈질기게 맞서 싸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