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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

태도에 관하여

by Act first, Reflect later. 2018.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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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넘기고 서야 책을 가까이 둘 수 있었다. 큰 노력 없이도 책에 손이 가기 시작했고 친구보다 책을 더 즐겨 찾았던 거 같다. 그전까지만 해도 1년에 책 한 권 완독 했던 뿌듯한 경험이 없던 나였다. 작년에는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읽었고 올해도 지금의 속도로 보아 그 기록도 넘어서지 않을까 하고 예상해본다. 


내가 책과 가까워진 계기는 무엇보다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얻고자 책장을 펼치면서 시작되었던 거 같다. 회사생활이 순탄치 않을 때에는 오랜 직장생활의 경험이 담겨 있는 인생 선배들의 책과 자기개발서를 찾아 읽었고, 연애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섬세한 문장으로 가득 찬 에세이나 흡입력 충만한 소설을 찾아 지친 마음을 다독여 주기도 했다.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못 갈 경우 먼저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며 대리 만족하거나 언제가 닿게 될 그 날을 상상했었다. 이렇듯 뭔가 잘 풀리지 않거나 내 안의 어떤 결핍이 느껴질 때면 책을 찾아 읽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간중간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고 슬럼프에 빠져 주춤하기도 했다. 진도가 잘 나갈 때는 서너 권의 책을 한 달 안에 읽은 적도 있었지만 어느 달은 한 페이지의 책장도 그 무게에 압도 당해 넘기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어렵고 여러 차례 읽어도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문장들로 가득 한 책을 읽었을 때가 그랬다. 이럴 때일수록 철저히 스트레스를 주는 책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 그 늪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완독 한 책의 수도 늘어났지만 그것에 비례하게 읽다가 중도 하차한 책의 수도 같이 늘어났다.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처음에는 뭔가 개운하지 않았다. 책을 끝까지 다 못 읽었다는 사실은 약간의 강박이 되어 따라다녔고 뭔가 죄를 지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던 거 같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어.'와 같은 주문을 머릿속에 되뇌며 흔들리는 나를 다 잡으려 노력했다. 그뿐이겠는가 요즘은 책을 끝까지 다 읽었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몰라 어리둥절 할 때도 있고, 다 읽었던 책의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아 이렇게 독서를 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책을 읽고 감명받은 문장이나 짧은 리뷰를 남긴다던지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나의 삶에 어떻게 반영하여 내 것으로 만들지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며 개선하려 노력 중이다. 


 이처럼 뭔가가 어느 정도의 궤도에 도달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와 지난한 시간이 필히 동반되는 것이다. 그것이 영어 공부라도 마찬 가지 일 것이다. 결국 넘어져도 일어나서 계속해 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과 집요한 태도만 있다면 못 해 낼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마음 가짐을 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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