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에 이끌려 직장 생활을 해 온지도 꽤나 오래되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출, 퇴근하고 시키는 일만 해왔다. 밖에서 땀 흘려 일하는 것보다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사무직은 꽤나 만족감을 주었고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며 스스로 위안했다. 이래서 사람은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입사 초기 간혹 느낄 수 있었던 성취감은 온데간데없고 대부분의 업무는 익숙해져 일을 하는 시간보다 웹서핑에 할애하는 시간이 더 늘어났다. 그래도 매월 5일에 들어오는 월급은 기다려지고 이것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인간관계는 연차가 늘어날수록 난이도도 같이 높아져 난공불락의 요새 같으며 머리가 큰 만큼 부당한 대우는 더더욱 참기 힘들다.
수직관계가 싫다고 지껄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수평관계를 혐오하게 되었고 이제야 수평 수평하는 것은 뭔가 손해 손해 보는 기분이다. 꼰대와 꼰대가 아닌 것은 한 끝 차이라고 하던데 나는 꼰대에 가깝고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구걸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며 대우해주길 기대한다. 아직 나 자체로 굳건히 설 수 있는 내공이 부족하여 주변의 평판에 일희일비한다.
모두가 나를 거부해도 나는 나를 거부하지 말자. 사랑하자 나를.
<만일>
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선한 체하지 않고
너무 지혜로운 말들을 늘어놓지 않을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꿈을 갖더라도
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또한 네가 어떤 생각을 갖더라도
그 생각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 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바보들이 너를 욕하더라도
너 자신은 그것을 참고 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너의 전생애를 바친 일이 무너지더라도
몸을 굽히고서 그걸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한 번쯤은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걸 걸고
내기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시 잃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네가 잃은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있고
다 잃은 뒤에도 변함없이
네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널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설령 너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강한 의지로 그것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만일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읽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네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1분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60초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루디야드 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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