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물결이 일고 벼는 고개를 숙여간다. 여름 끝자락의 태양은 아직 화가 덜 풀렸는지 막바지 핫핫한 기운을 내뿜어 하늘 아래를 달구어된다. 이게 얼마만의 festival 인가 사람들은 양손에 먹을거리를 잔뜩 들고 무대 근처에 돗자리를 펼친다. 가수의 노랫소리와 기타, 베이스 그리고 드럼 등 악기 소리가 섞여 흘러나오고 스피커 소리에 놀란 심장은 조금 더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염려스러워 음악에 몸을 맡기지 못하고 주뼛주뼛되면 반드시 집에 가서 후회할 것이다. '왜 그때 제대로 못 놀았지'하고. 이럴 때는 미친 듯이 노는 거다. 후회를 남기지 말고.
음악 축제에 맥주가 빠질 수 없다. 준비해온 캔 맥주는 식도를 타고 내려가 상기된 열을 식혀주고 음악은 지쳐있던 영혼을 천천히 적셔간다. '석양과 음악 그리고 맥주' 삶의 질이 향상되는 기분이다. 특히 음악은 묘한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하는 힘 말이다. 우리 인간은 언제부터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들었을까? 처음에는 종교나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읊어되는 그 무언가와 닮아 있었을까.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음악이 있는 삶은 그 반대의 삶 보다 풍요롭다는 것이다. 음악을 듣는다고 해서 겪고 있는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어려운 일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얻기도 한다. 혼자만의 사색을 통해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은 덤이다.
음악이 있는 삶, 먼지로 뒤덮인 기타를 꺼내어 와야겠다.
- 2017년 9월 9일 경주 Green Plugged에서
잘하든 못하든 예술을 하면 영혼이 성장합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샤워하면서 노래를 부르세요.
라디오 음악에 맞춰 춤을 추세요. 이야기를 하게요.
_커트 보니것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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