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139 내가 좋아하는 것들 (지난 여름 끝자락에서) 한 여름 인간의 씨를 말려 버릴 듯한 뙤약볕도 주춤하는 기세다. 영원할 것 같던 이번 여름도 그렇게 옅어져 가나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이 더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활동하기 좋은 봄, 가을이 짧아진다고 하니 가는 여름엔 미련이 남지 않는다. 이번 여름은 어떻게 났을까? '수영'과 '맥주'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둘 다 내가 계절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들이다. 수영은 4년 이 넘도록 계속해오고 있고, 맥주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비슷한 시간 동안 같이 함께 했던 거 같다. 수영의 경우 허리를 다치면서 재활 치료를 위해 처음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운동 요법으로 허리를 강화하고자 시작한 것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 같이 더울 때는 하루도 거르지.. 2018. 4. 24. 고비 100일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지만 고비가 빨리 왔습니다. 10분의 1 지점을 막 통과하였지만 글감이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메모해놓은 몇 개의 소재가 있지만 도통 손이 가질 않네요. 눈이 가는 기삿거리나 블로그의 몇몇 글을 읽어봐도 오늘 저와의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 저와의 사이에서 케미가 일지 않네요. 갑자기 얼마 전의 탄핵정국이 그립네요. 뭔가 끄적이기 좋은 시기였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피의자 신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몹쓸 짓만 했다고 볼 수 없겠네요. 다수의 국민에게 사유하고 쓸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깐요. 게다가 민주주의 하에서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 이거든요. 그리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지 않았다.'라고 알리는데.. 2018. 4. 23. 위문공연, 걸그룹 보다는 김광석 군부대 위문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걸그룹이다. 화려하고 섹시한 댄스로 좌중을 압도한다. '위문공연 = 걸그룹'은 변할 수 없는 진리로 까지 보이기도 한다. 적어도 이 영상을 보기 전 까지는. 요즘은 듣기 힘든 하모니카 소리로 시작되는 그의 노래는 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맑은 국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아주 담백하다. 마치 기교나 고음이 노래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려면 필요한 성공 공식이 있다. 바로 도입부를 지나 1분 안에 어느정도 고음이 가미된 클라이맥스가 흘러 나오는 것인데 그의 노래는 시종 잔잔하게 이어 갈 뿐이다. 그렇다고해서 그러한 노래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김광석의 노래는 1990년대 노래이고 현재의 노래와 비교하기에는 간극이 너무.. 2018. 4. 20. 문학이 밥 먹여준다. 언제 어디선가 '문학이 당장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살아가면서 어떻게 밥을 먹고살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할 수 있는 능력을 제시해준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간다. 시를 낭송할 때면 시인이 처한 현실과 상황을 되짚어 보게 되고 이렇게 표현한 이유가 뭘까 나름의 상상을 하곤 한다. 이러한 행위는 한 번의 인생을 더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그 시대를 한번 더 사는 것이고, 시인되어 그 상황에 푹 담겼다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간접 경험들이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칼럼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블레이크의 시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했지만, 그 시의 대부분은 그 속 뜻을 알 수 없는 모호.. 2018. 4. 19. 하얀 봉투 꼴도 보기 싫었던 사람이 잔잔한 감동을 줄 때가 있다. 한 마디의 말로 나의 기분을 망쳐 놓았던 사람이 한 마디의 말로 따뜻한 정을 전하기도 한다. 평소 미워하던 사람이 측은하게 느껴져 마음이 아려올 때가 있고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이 알고 보면 뒤에서는 험담을 늘어놓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나라는 인간이 변덕이 심해서 일 수도 있고 자기중심적 사고가 원인이 될 수도 있겠다. 내면에서 발생하고 소멸되는 감정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득실 저울질을 거친 이기적 감정은 '너도 별수 없는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기에 모지람이 없다. 나의 직장 상사의 모친 장례식이 있었다. 마음에서 우러난 위로라기보다는 가기 싫지만 억지로라도 얼굴을 내밀어야 했던 문상이었다. 다른 상사들의 눈치를 보며 '언제쯤 집에 갈 .. 2018. 4. 18.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