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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139

꼭 그렇더라. 꼭 그렇더라. 너와의 다툼 후에 네가 좋아하는 이효리가 더 자주 tv에 나오고 네가 즐겨보던 ‘나 혼자 산다'는 여러 채널에서 재방송하더라. 너 말고는 연락 올 때 없는 나의 폰을 하릴없이 만지작 거리는 게 한계가 있어서 평소 잘 하지 않는 스마폰 게임을 다운로드하여 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벌써 레벨 21이 되었다. 배터리가 빨리 닳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시간을 죽이는데 나쁘지 않으면서도 게임을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겠구나 싶어 억지로 거리를 두어 보기도 한다. 약간의 떨림이 느껴져 곁눈 질로 폰을 보기라도 할 때면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되었습니다’ 알림과 가끔 사용하던 대리운전의 ‘행복한 주말을 보내세요’라는 광고 문자가 전부다. 방금 너의 카톡은 대문 글과 사진은 다 내려갔다. 2018. 5. 17.
Bad day 오랫동안 보지 못한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 날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 꽤 먼 곳에서 식이 열린다. 새벽부터 일어나 지친 몸을 이끌고 가는 내 모습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그것과 다르지 않다. 친가 쪽 행사이다 보니 모든 준비에 적극적인 것은 아버지다. 듣자 하니 아버지를 일찍 여읜 신부(사촌 여동생) 옆에서 아버지가 같이 식장으로 입장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이었으면 하지 않았을 이발과 염색을 하셨구나.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 외가 쪽 행사에 이런 수고스러운 무언가를 했을 리가 만무하다. 그리고 식장으로 가기 전 나의 복장을 지적하기까지 하셨다. 역시 외가 행사에서 들을 수 있는 문장이 아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보통 같으면 내 차를 타고 이동하겠지만 그다지 당기는 행사가 아니었기에 기름을 넣어 놓.. 2018. 5. 15.
다음 브런치 작가 도전기 실은 내가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이유는 브런치 작가 신청에 연달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3번 정도 떨어진 거 같다. 처음에는 만만하게 보고 간단하게 글 한편을 첨부하여 보내서 낙방 통보를 받았고 그 이후에도 나름의 준비는 하였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브런치에 떨어졌다고 글을 쓰지 못할까? 브런치에 포스팅은 어렵겠지만 어디서든 글을 적을 수 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그때 당시 마음먹었던 거 같다. 아래는 몇 번 째인지 모를 나의 자기소개서이다. 앞으로 도전하실 분이라면 저렇게 쓰지 않으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저는 30대 직장인으로 현재 6년이 넘게 다닌 회사.. 2018. 5. 10.
우리는 왜 스타벅스를 소비하는가 집 근처 스타벅스에 왔다. 대학교 앞 스타벅스라 하지만 영업시간 내내 사람들로 넘쳐난다. 학생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은 물론이고 아기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 무리도 심심찮게 보인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스타벅스를 소비하게 만드는가' 커피가 맛있어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우리는 구분해 낼 수 있을까? 내면보다는 외면 겉모습을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스타벅스'는 있어 보이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어 횡단보도를 값싸고 양 많은 'Venti'를 들고 건너는 것과 스타벅스의 녹색 로고가 박히 종이컵을 들고 다닐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게다가 마케팅력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치지 않고 쏟아지는 각종 프로모션에 쓰지도 않을 다이.. 2018. 5. 8.
복귀를 앞둔 이등병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길었던 연휴가 저물어 가고 회사 갈 날이 다가오고 있다.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다. 뉴스에서는 인천공항 귀국 인파 공항 개항이래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거나 연휴 막바지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긴 연휴 후 올 수 있는 무기력감이나 후유증을 이겨내는 방법 등을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지금 나는 짧은 4박 5일의 위로휴가를 마치고 휴가 복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이등병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가벼운 산책으로 몸의 긴장도 풀어줄 겸 오후에는 이기대 바다 산책로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 외출은 거의 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서 그런지 마침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찰나였다. 춥지도 그렇다고 덥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는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탁 트인 푸른 바다 너머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고, 멀어졌다.. 2018.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