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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139

월드컵과 함께 늙어간다. 2002년 이전의 월드컵에 대한 나의 기억은 대머리 호나우도, 페널티킥에서 똥볼을 찬 이태리의 바조, 고소 공포증으로 비행기를 못 탄다는 네덜란드의 베르캄프 정도가 전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으로만 끝나고 마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었고 4년 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일반인 신분이 아닌 군복을 입은 군인이 되어 있었다. 축구를 꽤나 좋아했던 터라 담배와 소형 라디오를 몰래 숨겨 근무지에서 축구 중계를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10년, 이쯤 되면 어디에서 개최를 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남아공이 개최를 했다는데 선수들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칠 만큼 소음이 심했던 응원도구 부부젤라가 떠오르고 집 근처 2층에 자리 잡은 호프집에서 .. 2018. 6. 7.
봄날, 벚꽃 그리고 너 벚꽃이 지고 나서 너를 만났다정확히 말하자면 길가에 벚꽃이 내려앉을 그 무렵, 우리는 만났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끌렸었고 또 그렇게 사랑했었다 비상하지 못한 기억력으로너의 순서 없는 역사를 재조합해야 했으며전화기 속 너의 말들은 오롯이 기록하려 했다 사람이 사람을 알아나간다는 것은한 줄의 활자를 읽어나가는 것보다 값진 것 나는 너를, 너는 나를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나가며 이해하고 이해받으며때론 싸우고 또다시 화해하며 그게 사랑이라고 나는 믿었었다 벚꽃이 피기 전 너와 헤어졌다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그래서 벚꽃이 피어나면 구경 가자던 너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계절을 추운 겨울을 지나또다시 봄이라는 선물상자를 보내주었다우리는 봄에 만나 봄에 헤어졌고너는 나에게는 그리움 하나를 얹.. 2018. 6. 6.
파란 1번이 어색해 한동안 북핵 이슈에 눌려 고개를 들지 못하던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낮과 밤 그리고 티브이, 라디오 할 거 없이 선거 관련 뉴스로 가득하다. 이번에도 실망시킬 수 없다는 듯 상대 후보를 안드로메다로 보낼 수 있는 음해성 기사와 가정사 녹음 파일이 인터넷 여기저기를 부유한다. 아침 출근길 차를 타고 나서면 아파트 입구에서 대여섯명의 아주머니 분들이 같은 색 옷을 입고 후보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양손을 좌우로 바쁘게 움직이신다. 선거철이로구나. 이번 선거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진보 정당 파란색이 기호 1번으로 찍혀있는 익숙지 않은 풍경이 목격된다.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편이었어) 파란 1번이라. 빨간 1번만 보아왔던 터라 몇 번을 봐도 어색하고 적응이 안 되는 .. 2018. 6. 5.
관점觀點 관점 우리는 어떤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 가는가. 인간은 돈이 없으면 불행할까. 어버이날, 생신 그리고 환갑잔치가 되면 돈으로 꽃을 만들고, 돈으로 케익을 만들고 돈으로 휴지를 만든다. 받는 이는 활짝 웃는다. 분위기 탓이겠지만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우리는 돈의 노예다. 남이 돈을 많이 번다는 소리가 달팽이관을 통해 뇌에 전달이 되면 우리의 뇌는 배가 아프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내가 잘되는 것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는 왜 돈이 세상이 전부이고 누가 그렇게 세뇌시켰는지 그 내용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의심도 없이 모든 것을 돈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우리는 그 또는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차와 직업은 무엇인지가 그 또는 그녀의 존재보다 먼저 궁금하다. 많지는 않아도 어느.. 2018. 5. 31.
어쨌든 쓴다. 앞서 얘기 한 적 있듯이 저는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몇 번의 쓴맛을 보았습니다. 글쓰기를 만만하게 본 결과였지요.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글 쓰는 것을 멈출 이유도 없죠. 저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는 pd님께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장을 부탁드렸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지금 블로그에 글 한편 씩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자리에서 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묵묵히 할 뿐입니다. Start where you are. Use what you have. Do what you can. 그 내용을 공유 합니다. PD님 안녕하십니까? 댓글 부대원이자 '공. 즐. 세' 블로그 단골손님 크케효입니다.이번에는 청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과거 몇 차례 글쓰기 플랫.. 2018.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