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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서른을 위하여!139

우리 뇌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어떠한 일을 하기 전에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몸에 열을 내어주고 스트레칭을 함으로써 부상을 막을 수 있다. 공부를 하기 전에 책상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다 잡는 것도 같은 이치다. 얼마 전 팟캐스트를 듣다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접했다. 수능 만점자들을 인터뷰했던 작가는 수능 만점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하나가 어떠한 일에 앞서 뇌를 미리 준비토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언어영역 시험 전에 뇌가 언어 관련 문제를 익숙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쉬는 시간에 언어영역 문제를 미리 훑어보고, 외국어 영역 시험 전에는 외국어가 생소하게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외국어 듣기 파일을 미리 들어보는 식이다. 이러한 행위는 자신의 뇌를 깨우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곧 외국어 .. 2021. 10. 3.
따거 (나이 들어가는 것의 씁쓸함에 대하여)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어릴 때는 어른들이 식사 후 계산을 마치고 한 손에는 믹스 커피와 다른 한 손으로는 이쑤시개를 챙겨 무는 것이 그렇게도 보기 싫었다. 거리낌 없이 이쑤시개로 요리조리 펜싱 하듯 이빨에 낀 음식들을 빼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다고 한들 반감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도 이제 중년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특히나 된장찌개에 몸을 담그고 있는 팽이버섯은 예외 없다. 음식을 먹고 나서 일행들 앞에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친하다고 생각되면 사용하기도 한다) 끼인 음식물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간지럼을 참는 것처럼 여.. 2021. 9. 10.
나의 주변이 나 자신이다.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었다. 인내력, 지구력, 순발력도 아닌 청소력이라니 특이하기 짝이 없다. 책의 골자는 청소를 하면 안 좋은 기운을 몰아내고 새롭고 좋은 기운이 생겨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온다는 다소 심플하고 당연한 내용이다. 하지만 우리는 복잡하고 중요한 일에는 머리를 싸매고 에너지를 투입하지만 사소하고 당연한 일에는 소홀하지 않나. 일에 치여 집안 청소를 미루는 것처럼. 하나를 보면 열은 안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 장소의 상태를 보면 다른 부분까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에 갔는데 주방에는 아무렇게나 놓인 식재료가 보이고 파리가 날아다닌다. 이런 경우 음식이 맛있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음식을 먹었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식당에서 제아무리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식재.. 2021. 8. 31.
피고 지는 것 외할머니는 요양 병원에 계신다. 시골에서 가끔 볼 일이 있을 때나 (보통 병원 진료 목적) 부산, 진해에 있는 자식들 집에 오시는데 볼일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시골로 내려가셨다. 하루만 더 있다가 가시라고 해도 ‘아파트는 너무 답답해’, ‘시골집에 고추며, 깨며 할 일이 많다’ 등 여러 이유를 대시고 결국은 시골로 다시 내려가신다. 물론 당신의 집이 제일 편한 이유기도 하겠지만,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요양 병원에 계신 외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의 이름을 얘기하자 ‘XX 아들 누구’하며 말씀하신다. 이제 내가 한 얘기를 누군가 귀 옆에서 크게 다시 한번 얘기해주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다. 나는 핸드폰 화면 속 할머니를 보면서 한마.. 2021. 8. 17.
돈 모으는 법 (feat. mickey kim) 퇴사를 했다. 이직 전 간절히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였는데 이직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도망가고 싶은 회사로 전락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구라는 별에 노동자가 되기 위해 온 것은 아닐 텐데 노동자 신분을 벗어던지고 나니 후련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과 신발 밑창에 붙은 껌처럼 함께했던 노동자(노예) 근성이 나 자신을 옥죈다. 무엇보다도 주변의 '너 어쩌려고 그래?' 하는 걱정과 시선이 부담스럽다. 퇴사를 알렸을 때 함께 일했던 동료 한 명이 "당신이 승리자"라고 말했지만 진심인지 아닌지 나조차도 헷갈린다. 사실 10년 가까이 일을 해왔고 당장 일을 안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월급이 더 이상 통장에 꼽히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욕심은.. 2021.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