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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이라는 쥐약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외국어 관련 책 중에서 유독 'XX 100일 완성, XXXX 100일의 기적 등' 짧은 기간 안에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100일이 지나도 바다가 갈리는 모세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기적이 일어날 것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해가 될 때마다 영어 공부를 목표로 삼지 않을 것이고, 영어 공부에 엄청난 돈과 시간도 쏟지 않을 것이며, 외국인을 만나도 당당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 작가는 말하고 있다. 100일 동안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는다고 다만 혼자서 앞으로 외국어 공부를 해 나갈 수 있는 근력을 붙이는 단계라고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외국어 .. 2021. 10. 2.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미래를 안다'는 것과 '미래를 만든다'는 것의 차이는 '행동'하는 것에 있다. 처음에는 무엇이 '된다'가 아니라 무엇을 '한다'에 방점을 두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것. 재미와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어쨌든 '계속' 해내는 것. 계속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가질 것. 나아가는 길에 맞닥드릴 수밖에 없는 '두려움'과 '고독'을 함께 그리고 혼자 견뎌내는 것. 하다가 방식에 의구심이 든다면 다른 방법으로 시도할 것. 틀렸다고 생각된다면 목표를 수정할 것. 어떻게든 조금씩 앞으로 넘어질 것, 넘이 지면서 배운 것을 반영해서 다시 나아갈 것.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이유는 뚜렷한 목표 (최종 목표, 중장기 목표, 단기 목표)와 그.. 2021. 10. 1.
'출발은 가속보다 힘들다' 일전에 퇴근 후 매일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1시간씩 했다. 꽤 긴 시간 동안 이러한 생활 패턴을 유지해왔던 터라 수영을 하지 않는 날이면 몸이 찌뿌둥하고 되려 더 피곤하기도 했다. 매일 하던 수영이 습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다 보니 일이 많아서, 회식이 있어서 또는 피곤해서 등의 이유로 수영을 빠지게 되면 다음날은 그날의 수영 분량을 확실히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하루 정도는 그럭저럭 커버가 가능하지만 일수가 길어지면 누가 봐도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이 현저히 티가 난다. 앞에서 나름 열심히 팔을 젓고 발차기를 하지만 뒷사람이 금방 나의 발바닥을 손으로 치게 된다.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다.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은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아내가 알고, 사흘.. 2021. 9. 30.
<회사 말고 내 콘텐츠>를 읽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무슨...', '나보다 잘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러한 부정적 생각들을 제쳐두고 일단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형편없는 결과물이라고 할지라도 생산해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지 않을까. 자격지심, 자기 의심은 실행력을 좀 먹는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쨌든 한다! (어쨌든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에 방점을 두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불안과 의심을 뿌리치고 자기만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언젠가는 연결될 것을 믿으며. 2021. 9. 29.
따거 (나이 들어가는 것의 씁쓸함에 대하여) 아저씨가 되어가는 것, 어릴 때는 어른들이 식사 후 계산을 마치고 한 손에는 믹스 커피와 다른 한 손으로는 이쑤시개를 챙겨 무는 것이 그렇게도 보기 싫었다. 거리낌 없이 이쑤시개로 요리조리 펜싱 하듯 이빨에 낀 음식들을 빼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한다고 한들 반감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나도 이제 중년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빨과 이빨 사이에 음식물이 끼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특히나 된장찌개에 몸을 담그고 있는 팽이버섯은 예외 없다. 음식을 먹고 나서 일행들 앞에서 이쑤시개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가끔 친하다고 생각되면 사용하기도 한다) 끼인 음식물을 빼내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마치 간지럼을 참는 것처럼 여.. 2021. 9. 10.
나의 주변이 나 자신이다. ‘청소력’이라는 책을 읽었다. 인내력, 지구력, 순발력도 아닌 청소력이라니 특이하기 짝이 없다. 책의 골자는 청소를 하면 안 좋은 기운을 몰아내고 새롭고 좋은 기운이 생겨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온다는 다소 심플하고 당연한 내용이다. 하지만 우리는 복잡하고 중요한 일에는 머리를 싸매고 에너지를 투입하지만 사소하고 당연한 일에는 소홀하지 않나. 일에 치여 집안 청소를 미루는 것처럼. 하나를 보면 열은 안다는 말이 있듯이 어느 장소의 상태를 보면 다른 부분까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당에 갔는데 주방에는 아무렇게나 놓인 식재료가 보이고 파리가 날아다닌다. 이런 경우 음식이 맛있다고 하더라도 건강한 음식을 먹었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식당에서 제아무리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식재.. 2021. 8. 31.
‘평소의 발견’을 읽고 책을 사서 모으는 것이 나의 몇 안 되는 취미 중에 하나이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바라보면 뭔가 뿌듯해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SNS에서 소개한 책, 책을 읽다가 발견한 책 등 그렇게 사서 모은 책이 방 한편을 채우고 있다. 일단 사고 나면 어떻게든 읽겠지 생각으로 꽤나 많은 책을 사다 보니 때로는 어떤 책을 어디선가 많이 본거 같은데 주문했었나? 아닌가 하고 헷갈릴 때가 더러 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 같은 책을 두 번 구매한 적은 없지만 구매해서 책장에 보관 중이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경우는 있다. 바로 ‘평소의 발견’이다. 분명히 어디선가 본 듯한데 긴가민가 해서 책장을 훑어봤더니 펼쳐보지 않은 새책이 책장에 꽂혀있는 것이 아닌가. 요즘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는 경우가 드물었는.. 2021. 8. 18.
피고 지는 것 외할머니는 요양 병원에 계신다. 시골에서 가끔 볼 일이 있을 때나 (보통 병원 진료 목적) 부산, 진해에 있는 자식들 집에 오시는데 볼일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시골로 내려가셨다. 하루만 더 있다가 가시라고 해도 ‘아파트는 너무 답답해’, ‘시골집에 고추며, 깨며 할 일이 많다’ 등 여러 이유를 대시고 결국은 시골로 다시 내려가신다. 물론 당신의 집이 제일 편한 이유기도 하겠지만,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요양 병원에 계신 외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했다. 나의 이름을 얘기하자 ‘XX 아들 누구’하며 말씀하신다. 이제 내가 한 얘기를 누군가 귀 옆에서 크게 다시 한번 얘기해주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다. 나는 핸드폰 화면 속 할머니를 보면서 한마.. 2021. 8. 17.
돈 모으는 법 (feat. mickey kim) 퇴사를 했다. 이직 전 간절히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였는데 이직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도망가고 싶은 회사로 전락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구라는 별에 노동자가 되기 위해 온 것은 아닐 텐데 노동자 신분을 벗어던지고 나니 후련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과 신발 밑창에 붙은 껌처럼 함께했던 노동자(노예) 근성이 나 자신을 옥죈다. 무엇보다도 주변의 '너 어쩌려고 그래?' 하는 걱정과 시선이 부담스럽다. 퇴사를 알렸을 때 함께 일했던 동료 한 명이 "당신이 승리자"라고 말했지만 진심인지 아닌지 나조차도 헷갈린다. 사실 10년 가까이 일을 해왔고 당장 일을 안 한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월급이 더 이상 통장에 꼽히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욕심은.. 2021.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