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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Book Review'58

옳고 그른 취향이란 없다 얼마 전 어머니가 친구 분과 함께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통해 동유럽 여행을 다녀오셨다. 사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패키지여행에 대한 반감이 심했다. 그건 진짜 여행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던 것 같다. 가이드 인솔 하에 유명 관광지만 찾아다니고 계약된 식당, 숙소 그리고 상점만 들러야 한다는 사실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들 다하는 그저 그런 여행이 아닌 뭔가 특별해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경솔한 생각이었는지 이제는 잘 안다. 지금 20, 30대들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해외여행을 비교적 아주 쉽게 자주 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지금 50, 60대들은 해외여행을 마음먹은 대로 쉽게 갈 수 있었던 시대에 태어난 세대가 아니다. 해외로 나가는 벽은 높았고 기껏 간다고 해도 제주도.. 2019. 1. 22.
나는 지방대 졸업생이다 (2)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 모든 것이 생소했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야자시간 복도에는 몽둥이를 든 감독 선생님이 돌아다니고 교문에서 복장과 두발을 단속하던 낯익은 풍경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갑자기 너무 자유롭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 나를 적당히 구속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다. 개강 전 한 학기 동안 수강하게 될 수업을 신청하는 날 동기의 연락을 받고 막 잠에서 깨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어느 선배가 그러는데 어떤 과목은 출석만 해도 점수를 잘 준다 하더라. 또 어떤 과목은 시험도 많고 조별 발표까지 해야 하는데 졸라 빡세데! 그러니까 성적 잘 주는 걸로 듣자 그냥" "알겠다, 그걸로 할게" 너무 오래 구속되어 있어서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법을 잃어버.. 2019. 1. 17.
나는 지방대 졸업생이다 (1) 아버지는 공무원에 도전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자주 말씀하셨다. 남들이 다 알만한 번듯한 회사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나름 만족하고 다니는 회사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tv를 보다가도 당신의 입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공무원은 되기만 하면 장땡이다. 안정적이고 평생 고생 안 하고 살 수 있지 않느냐"라는 말이 불쑥 흘러나온다. 이런 얘기는 들어봤자 스트레스만 받는다. "요즘 공무원도 얼마나 힘든데요. 예전 같지 않다고요." 입에서 쓴맛이 맴돈다. 당신이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젊은 나이에 가정을 꾸리고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형편없는 환경에서 온갖 고생을 하며 가족들을 위해 일해 왔음을 우리 네 식구는 잘 알고 있다. 자식들은 위험한 기계가 시끄럽게 돌아가는 어둡고 추운 공장이 아닌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찬 .. 2019. 1. 10.
좋은 습관은 배신하지 않는다 새해 첫 주가 지나갔다. 목욕탕 한증막 안에서 모래시계를 지켜보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의 흐름이 마치 쏜살같다. 주말에 하루 종일 침대와 하나되어, 하는 일 없이 퍼져있어도 배꼽시계 마저 하루 세 번 때가 되었음을 알려주는 본분을 결코 소홀히 하는 경우가 없다. 매년 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초인적인 착각에 빠지지만 한 두 달이 지나면 연초 헬스장에 붐비던 사람들이 점차 보이지 않듯 열정이 시들시들 해지고 자신의 약한 의지를 탓하며 고개를 떨군다. '2019년 한 해는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내게 있어 작년의 화두는 '독서, 영어공부 그리고 수영'이었다. 나름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해왔지만 만족스럽지도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도 않은 성적표를 받은 듯 하다. 올해도 동일 화두를 가지고 가데.. 2019. 1. 7.
돌다리는 건너야 제맛이지! "Ready~Fire! & Aim." "준비하고 바로 쏘세요! 그리고 조준하세요." 나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망설이고 또 망설이기만 하다 백발이 무성한 할아버지가 되어 있을 것만 같아서 블로그를 시작할 때 무엇이든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마음으로 블로그 주소를 'ready-fire-aim'으로, 블로그 이름을 'Now or Never'로 야심 차게 정했더랬다.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 새로운 일을 벌이려고 하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갈림길을 마주한다. 점심때 중국집에 가서 짜장으로 할지 짬뽕으로 할지 고민하고, 어떤 물건을 살까 말까 하는 사소한 것부터 퇴사를 할까 말까 하는 먹고사시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문제까지 그 종류도 실로 다양하다. 인류가 사냥을 하고 .. 2018.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