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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Book Review'58

하루키의 시간관리, 인생관리 군 복무 중 한 선임이 점심을 먹고 나면 하루가 다 지나간 것과 마찬가지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이등병이었고 그 깊은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짬밥이 아니었다. 속으로 '무슨 x소리야'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선임의 그 한마디 때문인지 나는 시간에 대해 약간의 강박이 있다. 예를 들면 전날 술을 마시거나, 늦게까지 깨어있어 다음 날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나는 경우 벌써 하루가 다 갔다는 생각에 후회와 심리적 압박 비슷한 것을 느낀다. 누군가는 점심쯤이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씻고 밥 먹고 어영부영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금방 저녁이 된다. 그날 저녁은 '양'을 아무리 세어 본들 잠이 오질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더 옥죈다. 시곗바늘은 벌써 자정을 넘어 1시를 .. 2019. 7. 16.
다른 사람들은 너를 모른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조그마한 bar를 열고자 했을 때, 그리고 bar에 손님이 늘어나고 장사가 잘 되어 가는데 갑자기 전업 소설가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만류했다. 이런 주변 사람들이 잘 못 되었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어디선가 이런 주변 사람 역할을 하고 있으며 파도에 배가 흔들리듯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 수백 번도 고민을 거듭하며 이리저리 나부끼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니까. 주위의 여러 사람들은 내 결심에 반대했다. 혹은 고개를 크게 갸우뚱했다. 그들은 "가게가 이제 궤도에 올랐으니까 경영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 자신은 어디선가 좋아하는 소설을 쓰면 좋지 않은가"라고 충고해주었다. 얼핏 보면 일리가 있는 사고방식으로 보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당시 내가 전.. 2019. 7. 8.
자빠져 있지 말고 우선 나가자! 하정우는 걷기를 좋아하고 아니 걷기에 미쳐있다. 직접 요리해 먹는 집밥을 좋아하며 그림을 그려 외국에서 개인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주된 직업은 영화배우이면서도 때때로 영화감독으로 변신을 하기도 하는데 '이 양반은 어딜 내놓아도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든다. 출연한 영화가 망하거나 감독이 불러주지 않아도 직접 영화를 만들면 그만일 것이고 그것도 변변치 않으면 그림을 그려서 먹고살면 될 것이다. 그것 또한 지겨워서 못해 먹겠다면 그간 집에서 갈고닦은 요리 실력으로 자그마한 집밥 식당을 열어 (이를테면 일본 영화 '심야식당'의 마스터처럼) 고급스럽진 않지만 정겹고 따듯한 음식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줄 음식을 내어줄 것 만 같다.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걷기로 다져진 체력 .. 2019. 5. 22.
습관이 좋은 사람, 하정우 "야, 4885... 너지?" 까무잡잡한 피부에 상처 난 얼굴, 눈을 가릴 정도로 모자를 푹 눌러쓴 하정우가 고개를 돌린다. 영화 '추격자'에서 하정우는 한 여름의 뙤약볕처럼 아주 강열한 인상을 남겼었다. 이후 맡은 작품에서도 꾸준히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처음 하정우가 탤런트 김용건의 아들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뜬금없는 연결고리에 적지 않게 놀랐다.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던 거야?' 하는 생각에서였는데 알고 보니 그 사실은 깨나 늦게 수면 위로 떠 오른 듯했다. 데뷔 당시 아버지의 후광으로 편하게 배우 생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하정우라는 가명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삼성가로부터 억대의 말을 얻어 탔던 '최순실'의 딸 '최유라'는 '부모의 재력도 실력'이라.. 2019. 5. 16.
남의 손에 급소를 내준 인생들에게 언제부터인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습관적으로 "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라고 중얼거렸다. 시간이 갈수록 그 빈도는 늘어만 갔고,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이 점점 많아진다는 것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즘으로 여기며 살아왔던 것 같다.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기본적으로 삶의 무게에 눌려 어떤 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자조하듯 뱉어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우리 개인의 삶을 스스로 일구어 나갈 수 있는 주도권을 남에게 내주었다는 뜻도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 TV(인생)인데 다른 사람이 리모컨(주도권)을 쥐고 마음대로 채널(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오늘은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타를 타자에게 내놓은 삶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 2019.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