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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Book Review'58

남의 밭 차를 대하는 자세 '뒷담화', 그것 만큼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정신 건강에 이로운 것이 과연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뒷담화가 없는 세상은 라면에 김치가 없는 것과 같고 앙꼬 없는 찐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사회생활에서 뒷담화는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이다. 이것 없이 회사 생활은 불가능할 정도로. 세상에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도 보기만 해도 싫은 사람 (사실 찾아보면 사소한 이유라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저기 남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사람, 아부하는 사람, 가식적인 사람, 싸가지 없는 사람 그리고 일 못하는 사람 등 험담의 타깃은 널리고 널려 사열종대 앉아번호 연병장 두 바퀴로 턱도 없으니 나의 뒷담화는 마를 일 없다. 물론 나 자신도 도마 위에서 여차 저차 한 이유로 중국요리에 사용되는 넓적한 .. 2018. 10. 31.
네가 가라 워크샵 주말에 소파에 널브러져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회사 가기 싫어'라는 제목의 오피스 모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마침 '워크샵'편이 방영되고 있었는데 워크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반되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 예를 들면 단체 티셔츠를 맞출지, 맞추게 된다면 무슨 색이 좋을지 워크샵을 위해 회의를 열거나 계속 퇴짜 맞는 워크샵 기획안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상사에게 결재 올리는 일 그리고 술자리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서 여사원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일 등 현재 많은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에피소드를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딱딱하지 않게 예능감을 가미하여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사실 재미있었다기보다 '웃프다'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듯하다. '회사가기싫어' 공식 홈페이지http://program.. 2018. 10. 24.
너 요즘 많이 힘들었구나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 와중에 '백화점 전자제품과 명품 판매 호조로 매출 상승'이라는 뉴스가 귀에 날아와 박힌다. 며칠 전 사촌 동생과 점심을 먹고 백화점에 나들이를 갔던 일이 떠올랐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주문을 할 수 있어서 백화점에 갈 일이 도통 없던 나였다. 하지만 사촌 동생의 목적은 뚜렷했다. 원하는 구찌 운동화를 사는 것이었는데 가격을 듣고는 헛웃음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얼마 차이 나지도 않는 최저가를 찾고야 말겠다는 신념 하에 검색어를 달리 해보기도 하고 여러 사이트에 기웃기웃 거리는 나에게 '명품'이라는 단어가 한없이 아득하게 느껴졌다. 백화점 1층 명품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매장 앞에서 대기 중인 게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이게 무슨 광경인.. 2018. 10. 13.
이 시대 최고의 재테크 얼마 전 임원 중 한 분이 말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임원과 대화가 흔하다.) "너희 중에 xx주식 산 사람 없어?" 여기서 'xx'란 우리 회사의 vvip 고객이며 이 회사가 우리에게 일감을 주지 않으면 당장 길바닥에 나 앉아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매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5년 전만 해도 3천 원 하던 그 회사의 주식이 '0'을 하나 더 달고 3만 원이 되었을 때 나온 말이었다. 그 말의 아래에는 '너희는 아주 오랫동안 이 거래처와 일을 하면서도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이 보이지 않던'하는 비아냥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행여 많은 양의 주식을 사두었는데 폭락했을 경우에도 그와 비슷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예상해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장님도 거들었다. "너희 세대는.. 2018. 8. 27.
살아, 눈부시게 책을 구매할 때 가격이 얼만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 책 가격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어떤 내용으로 채워졌는지 훑어보지 않고 마우스 커서를 구매 버튼 위에 올려놓게 만드는 몇몇 작가분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김보통 작가입니다. 김보통 작가의 만화와 글을 읽을 때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가 떠오르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고 열심히 살다 보면 다 잘 될 거야'라고 결국엔 해피엔딩, 무한 긍정으로 꾸역꾸역 달래기보다는 '인생이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묵묵히 걸어갈 뿐(살아갈 뿐)'이라는 메시지가 기저에 깔려 있다는 점이 두 사람 작품의 공통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맞은편 좌석에 앉아있는 할머니와 손자가 눈에 .. 2018. 8. 7.